경찰, 유동규 새 휴대전화 잠금 해제
"파손된 기기 수리 후 정보 분석 중" … 정민용·조현성 변호사 대면조사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새 휴대전화를 수리하고 비밀번호까지 해제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는 20일 오전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수리 후 잠금 해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데이터 복구와 분석을 통해 메시지, 통화 내용 등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이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기 전 이 휴대전화를 9층 창문 밖으로 던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수사를 담당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12일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에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했다.
휴대전화는 심각한 수준으로 파손돼 디지털포렌식에 앞서 부품을 구입해 물리적 수리를 했다. 비밀번호는 유 전 본부장 측에서 경찰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본부장의 옛 휴대전화는 검찰이 확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이 잠금 해제한 휴대전화는 유 전 본부장이 최근 개통한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15~16일쯤 번호를 바꾸면서 기계도 아이폰 최신 기종으로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포렌식 작업을 마쳐도 핵심 증거가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만큼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또 다른 의혹 핵심 인물과의 통화 기록과 메신저 대화, 위치 정보와 사진·영상 등 관련 물증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유 전 본부장은 교체한 휴대전화 번호를 극소수 지인들에게만 알렸고, 이 기간 성남도시개발공사 일부 직원들에게도 연락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주로 대장동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인물들로 알려졌다.
또한 대장동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은 19일 사업을 주도한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투자사업팀장을 맡았던 정민용 변호사와 화천대유자산관리 관계사인 천화동인6호 대표 조현성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변호사는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남 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 근무했다. 2009년부터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든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이 민관 공영개발로 바뀌자 정 변호사를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유동규 별동대'로 불린 전략사업팀 팀장으로 일했다.
그는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퇴직하기 전 부동산개발업체인 '유원홀딩스'를 설립했다. 유 전 본부장과 동업 관계로 설립한 이 회사는 다시마 비료 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 남 변호사가 3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투자사업팀장을 맡았던 2015년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으로 1차 절대평가와 2차 상대평가에 모두 참여했다. 이 심사에선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경찰은 '성남의뜰' 7% 지분을 가진 화천대유와 관계사가 지난 3년간 4000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 정 변호사가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정 변호사와 함께 민간사업자 선정 1·2차 평가에 참여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도 불러 조사한 상태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에 8721만원을 투자했고, 이후 1154배에 해당하는 1007억원을 배당받았다.
경찰은 이처럼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고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정 변호사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변호사와 같은날 조사를 받은 조 변호사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함께 이번 사건의 설계자이자 실행자로 꼽힌다.
이들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손잡고 화천대유를 설립해 민간사업자로 사업에 참여했다. 조 변호사는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로부터 사업 초기 자금을 끌어오면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에 2000여만원을 투자해 282억원을 배당받았다.
경찰은 조 변호사를 상대로 화천대유가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하게 된 과정 등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계속 대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조사 대상자와 혐의 등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