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PO 등록제 개편 … 진입 쉽지만 유지 어려워져
등록심사 통과율 지난해 96%→올해 89%
올해 A주 시장 자금조달 역대 최대치
등록 중도포기·탈락 기업도 200곳 넘어
중국의 기업공개(IPO) 방식이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기업의 IPO 진입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하지만 등록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까다로워지면서 IPO를 중도포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심사 기준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심사 기준이 엄격해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1일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등록제가 안정적으로 추진되면서 올해 중국 A주 시장의 IPO 자금조달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금융정보업체인 윈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480개 기업이 IPO 등록을 완료했으며 총 조달금액은 6168억1400만위안이다.
등록 기업이 많아지는 대신 중도 포기·탈락 기업도 많이 늘었다.
이 신문이 촹예반, 커촹반 및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공식 웹사이트의 데이터를 종합한 결과 19일 기준 올해 IPO 등록이 중단된 기업은 208개이다. 이 가운데 촹예반에서 IPO 등록이 '중단' 상태로 변경된 기업은 100개사였다. 커촹반은 75개사이고 상하이·선전 메인보드 시장은 33개사다. 중단된 이유는 다양하다. 자진철회 비중이 가장 높고 심사에 통과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신문은 지난 9월 IPO 등록 심사에서 거부된 회사가 연내 최대치(월별 기준)를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021년 1~3분기 발행심사위원회·상장위원회의 심사를 신청한 기업은 373개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심사 신청 기업이 305개였던 것에 비하면 올해 전년 동기 대비 22.3% 증가한 것이다.
심사에 응한 기업 373개 중 333개 기업이 발행심사위원회·상장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으며, 통과율은 89.28%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5개 기업이 심사에 참석해 통과율 95.74%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낮아진 것이다.
특히 9월에는 62개 기업이 심사에 참석했는데 통과율은 87.1%에 불과했다.
한 IPO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업이 등록 심사에 들어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올해 하반기 들어 크게 바뀌었고, 올해 초부터 심사를 받은 여러 기업들이 등록 진행 단계에서 낙마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사례를 보면 등록기간이 반년을 넘기면 상장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일찍이 'IPO 심사 강화' 조짐이 있다는 설이 돌았지만 규제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지난 6월 10일 이후이만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제13차 루자쭈이 포럼 기조연설에서 "IPO는 (심사기준이) 강화되지도 완화되지도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서는 IPO 기준 강화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번째는 새로운 증권법에 따라 중개기관의 책임을 보다 무겁게 하려는 것이고 두번째는 주주 정보 공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심사 및 검증을 명확하게 한 데 따른 것이다. 세번째는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하다는 원칙에 따라 과학기술혁신 속성에 대한 평가체계를 개선하고 '하드 테크놀로지' 요건에 대한 종합 조사와 판단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핑안증권의 비은행 금융산업 분석팀은 "높은 시장 심리는 일반적으로 IPO 열광을 불러온다. 그러나 주가가 경제 펀더멘털에서 크게 벗어나 거품이 계속 누적되고 고평가된 상장기업의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 거품이 터질 위험이 커지고 금융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등록제도 하에서 상장기업의 질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중개기관의 책임을 강화해 정보공개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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