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여파, 전국 곳곳 개발사업 '흔들'

2021-10-26 11:46:25 게재

경기 오산·김포, 제주·광주·강원 등

의회·야당서 '제2 대장동 될라' 우려

대선 정국을 강타한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불똥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간의 과도한 개발이익 독점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대장동과 유사한 형태의 개발 사업에 대해 각종 의혹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민관 공동개발사업이 민간사업자의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공영·민영 개발방식을 둘러싼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우선 경기 성남시가 추진 중인 백현마이스 개발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백현마이스 개발은 '대장동 개발'과 구조가 비슷한 데다 인근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이 이뤄진 배경을 놓고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성남도시공사는 대장동과 달리 공모기간을 90일로 늘리고 민간사업자 폭리를 막기 위한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오산시가 추진 중인 '운암뜰 AI(인공지능)시티 조성사업'도 대장동과 닮았다는 이유로 시가 직접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측은 최근 "운암뜰 사업은 성남 대장동 과 같은 민관 공동개발방식"이라며 "부패와 특혜성 사익 차단을 위해 개발방식을 오산시가 100% 시행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산시는 "전국적으로 민관공동개발사업이 진행 중인데 이를 모두 불법행태로 호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운암뜰 사업의 민간사업자 배당이익은 모두 환원하도록 보완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포에선 감정4지구 개발사업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김포시가 민간개발이 지체된다는 이유로 도시개발공사를 통해 만관합작 특수목적법인을 설립,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공모절차도 거치지 않고 특정 민간사업자의 제안을 수용하는 형태를 취해 반발을 사고 있다. 김포시는 대다수 지주들이 반대에도 공공개발 시 토지를 강제수용할 수 있는 법조항을 들어 강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랜 기간 자금을 투자해 사업을 진행해오던 사업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제주에선 오등봉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제주시의회에서 협약서가 공개되자 시민단체 등이 대장동 개발 비리와 유사하다며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협약서에 실시계획인가시점을 확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해 발생한 손해를 시장이 책임지고 큰 리스트가 없는데 시행사 수익률을 8.9%로 보장해주는 등 민간업자 편의를 봐줬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조원 넘게 투입되는 광주시 첨단3지구 3공구 조성공사(107만6833㎡)도 말썽이다. 연구개발 특구인 이곳에 아파트 3861세대를 짓는 게 문제가 됐다. 아파트 분양으로 수천억원 이익이 예상되는데도 초과이익환수조항 없이 사업을 진행했다.

땅 주인들은 '광주판 대장동' 사업이라며 사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또 행정기관이 개입한 토지보상협의회가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업체를 선정하는 배점기준도 특정업체에 유리한 것으로 지적됐다.

광주도시공사는 지난 9월 30일 평가를 통해 단독 참여한 H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다.

특혜의혹이 일자 정민곤 광주도시공사 사장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사업은 개발방식 등에서 대장동 사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민간업체에 과도한 이익을 돌아가지 않도록 초과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선 동해 망상1지구 개발사업을 놓고 대장동 사건의 재판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최재석 동해시의원은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동해이씨티가 사업예정부지의 28%를 확보하고 있었으나 면적 축소·쪼개기를 통해 사업부지 절반을 확보했다는 이유로 공모 없이 투자유치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장동사업은 공공지분이 50%가 넘어 공공사업의 틀을 갖췄으나 망상지구는 수익이 나면 100% 민간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라며 "동해의 미래보다 개발사업자 이익만 챙겨주는 대장동사건 재판이 될 우려가 커진다"고 주장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