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증권사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

2021-10-26 13:40:41 게재

코로나 이후 해외대체투자 부실 … 호텔·항공기 등에서 이자연체·채무불이행 발생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초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산 건전성 지표는 3년째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실물경기가 위축된 가운데 해외대체투자의 부실 및 수익성 저하가 초대형 증권사 건전성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호텔과 항공기 등 관련 자산투자에서는 이자연체와 채무불이행 등이 발생했다.

◆6월 말 대형사 익스포져 19.8조원 = 2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초대형 8개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져 규모는 19.8조원으로 자기자본 총계 대비 42.4% 수준에 달한다.


투자대상 별로는 부동산 11.0조원(55.5%), 특별자산 8.8조원(44.5%)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동산은 오피스(28.2%), 호텔·콘도(13.4%)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별자산 중에는 가스관·터미널(10.2%), 기업금융(10.1%), 발전소·에너지(10.0%) 등의 비중이다.

초대형 증권사 해외대체투자 건전성저하 자산비율은 지난 6월말 기준 12.9%로 작년 말 13.4%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른 이동제한 완화에도 불구하고 건전성 저하자산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호텔·항공기 관련 업종에 수요 회복이 미진한 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전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초대형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의 위험요인 분석' 세미나에서 "금융당국의 증권사 자본규제 완화 이후 초대형사 중심으로 해외대체투자 규모가 급증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항공기 등의 자산 관련 투자에서 이자연체·채무불이행 등의 부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이후 자산건전성 저하 = 초대형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2019년 이후 크게 저하됐다. 평균 순요주의이하 자산비중은 2019년 말 0.4%에서 2020년 말 2.8%까지 상승했다. 평균 고정이하 자산규모 역시 2019년 말 956억원에서 2020년 말 93.2% 증가한 1846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저하된 건전성 지표가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을 제외한 모든 회사에서 2019년 말 대비 2020년 말 고정이하자산 증가가 나타났다. 특히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은 증가율이 100%를 상회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증가율은 둔화됐으나 8개사 전체 고정이하 자산규모가 지난해 말 대비 11.4% 추가로 확대됐다. 메리츠증권과 신한금투, NH투자증권에서 증가가 나타났으며, 미래에셋증권, 한투, 삼성증권, 하나금투, KB증권은 소폭 감소했다.

최근에는 백신보급 및 실물경기 회복으로 작년 대비 해외대체투자 관련 위험이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거시경제·증권사 영업환경 관련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해외대체투자 위험은 여전하다. 특히 세계 각국 금리인상 및 테이퍼링 시행으로 과잉유동성에 기반했던 자산가격 상승기조 지속여부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부동산 등 주요 자산의 자본환원율은 금리 외에도 인구·산업구조, 투자수요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할인율 상승에 따른 기대수익률 감소,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수요 둔화 등이 투자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 국·내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및 유동성 지원책 종료는 향후 증권사 영업환경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의 전반적 수익성이 둔화될 경우 해외대체투자 관련 손실의 영향이 이전 대비 확대될 것이다.

한편 백신 보급 및 실물경기 회복으로 작년 대비 해외대체투자 관련 위험이 완화되고 있는 점, 이익 누적·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초대형사의 투자여력이 확대된 점을 감안할 때 투자 위축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백신 보급 이후 국가 간 이동제한이 완화되면 현지 실사 및 투자 심사가 용이해짐에 따라 투자환경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업황 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된 가운데, 이익누적 및 유상증자를 기반으로 증권사의 위험인수능력이 크게 제고된 점도 해외대체투자 증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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