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도형 한국콘텐츠진흥원 방송본부장

"스튜디오큐브, 창작자가 상상력 발휘할 수 있는 공간 … 안전관리 철저"

2021-10-28 11:25:32 게재
국내 최대 규모 공공 제작 시설인 스튜디오큐브는 'HD 드라마 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연구보고서 'HD 드라마 타운 설립과 방송콘텐츠 제작인프라 구축방안'에서 HD 제작 스튜디오와 촬영장비 및 후반작업시설 등 제작인프라를 공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이후 2012년 스튜디오큐브 조성 계획이 수립됐고 국비·지방비 797억여원을 투입해 2017년 준공했다. 이후 스튜디오큐브는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K-콘텐츠 제작 인프라로 역할을 다하는 중이다. 25일 이도형 콘진원 방송본부 본부장을 서면으로 만나 스튜디오큐브 건립 동기와 역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스튜디오큐브를 건립한 이유는.

다매체 다채널의 미디어 환경 변화, UHD 방송 송출, 한류 확산 등으로 디지털방송영상 시장의 급성장 추세가 이뤄지는 시점에서 고화질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를 제작하기 위한 스튜디오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콘진원은 문화산업진흥기본법 등 관련 법령과 방송영상산업진흥계획에 근거해 민간이 초기 투자하기 어려운 대형 스튜디오 등 영상제작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방송영상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류 확산을 지원하고자 했다.

■스튜디오큐브 설립 당시, 방송제작 인프라는 어떠했나.

당시 방송 제작 인프라는 충분하지 못했다. 스튜디오큐브 구축 논의가 시작된 건 2000년대 후반이다. 당시 한류 드라마의 이면에는 수도권의 허름한 물류창고를 전전하는 열악한 제작환경과 대우 속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온 연기자와 제작진들의 노고가 있었다.

또 방송 제작 및 송출 기술 발달과 영상 콘텐츠 산업의 성장 등이 고려됐다. 현재 UHD 방송이 주를 이루지만 스튜디오큐브 조성을 논의하던 당시에는 HD기술에 주목했다. 이전보다 고화질로 방송 제작과 송출이 가능해지면서 더 실제 구조물과 같은 현실성 있는 세트가 요구됐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보다 더 큰 스튜디오가 필요했다.

■'오징어게임' 등 우수한 성과를 낸 K-콘텐츠들이 스튜디오큐브에서 촬영한 이유는 무엇인가.

스튜디오큐브를 이용한 관계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공간적 제약 등이 기존 스튜디오들에 비해 상당히 적어진 편이라고 한다. 창작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선택받는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큐브가 벤치마킹한 해외 스튜디오가 있다면.

유럽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 민간이 주도하는 대형 스튜디오가 많이 운영되고 있다. 스튜디오큐브는 헝가리 코르다스튜디오, 체코 바란도프스튜디오, 독일 MMC스튜디오의 중대형 시설을 벤치마킹했다. 그리드아이언(무대의 가장 상부에 설치돼 무대기계 장비를 지탱해주는 구조물) 등 시설, 공조시스템(냉·난방이 가능하고 실내 공기질을 쾌적하게 해주는 시설) 운영상태, 제작자와 차량 동선, 공간 구성 등에 대해서다.

■설립 당시와는 방송제작 환경이 많이 바뀌었을 텐데 어떠한가. 또 변화하는 환경에서 공공 제작 시설의 역할과 계획은.

민간의 초기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이 앞장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방송영상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변화하는 방송제작 환경에서 공공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스튜디오큐브의 경우, 많은 작품들이 특수효과 촬영을 하는 추세를 반영할 계획이다. 1개 스튜디오에만 4면 크로마키 세트(영상콘텐츠의 화면 합성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세트)가 구비돼 있는데 타 스튜디오까지 4면 크로마키 세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다양한 수상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수조를 갖춘 다목적 수상 스튜디오도 구축한다.

시설 견학프로그램 추진, 공공·민간업체에 스튜디오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자문 진행 등도 하고 있다. 예비 창작자나 일반 시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홍보관 구축도 검토 중이다.

서울 상암동 DMS 방송제작센터는 제작환경변화에 따라 HD스튜디오를 UHD스튜디오로 고도화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방송산업 환경에 맞춰 방송산업 원스톱 지원센터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계획이다.

한편 CJ ENM, JTBC 등 방송사도 스튜디오를 구축한 바 있다. 해외 OTT업체들도 국내에 스튜디오 구축을 추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스튜디오큐브는 동시에 여러 작품이 촬영되며 많은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방송영상 제작 시설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법령에 따른 방역체계(발열검사, 동영상 상영, 주1회 전체 방역 소독, 비상연락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대관에 앞서 관계자들과 안전 회의를 하고 피난대피로, 비상연락체계, 기본 안전수칙, 시설·설비 등에 대한 사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화재, 폭발, 전기적 위험 등은 중앙감시실을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기계 전기 소방 건축 전문인력들이 별도로 배치돼 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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