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선판 돌아올까 … 토사구팽? 상왕? 바지사장?
홍준표와 관계 불편 … 홍이 경선 이기면 등판 가능성 낮아
윤 이기면 등판 유력 … 홍 "상왕 기대어 대선 해보려" 비판
윤 관계자 "보스 기질 강해 누가 위에서 조정? 용납 안할 것"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본선 역할론'에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위원장은 이미 수차례 윤석열 예비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한만큼 윤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이긴다면 선대위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물론 홍준표 예비후보가 승리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윤 예비후보가 이긴다고해도 김 전 위원장의 위상을 놓고는 '상왕론'과 '바지사장론'이 엇갈린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홍준표 양강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윤 예비후보에게 무게를 싣고 있다. 공개적으로 "내년 대선은 '윤석열 대 이재명'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준표의 승리 가능성을 일축한 것.
이 때문에 홍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이긴다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 더욱이 홍 예비후보는 김 전 위원장과 '구원'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무소속으로 당선된 홍 예비후보의 복당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 예비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윤 예비후보에게 무게를 싣자 "또 한 분의 도사가 나왔네" "영남 당원들은 김종인 위원장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예비후보가 이긴다면 김 전 위원장을 선대위 수장으로 발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4.7 재보선을 통해 국민의힘을 기사회생 시킨 김 전 위원장으로선 토사구팽 위기에 몰릴 수 있는 셈이다.
윤 예비후보가 경선에서 이긴다면 김 전 위원장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길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실제 위상이다.
홍 예비후보는 '상왕론'을 폈다. 김 전 위원장이 윤 예비후보 위에 '상왕'으로 존재하면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를 것이란 주장이다. 홍 예비후보는 2일 페이스북에서 "상왕에 기대어 대통령선거를 해 볼려고 시도 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어리석고 못났다"며 "누구에 기대어하는 정치는 담벼락이 무너지는 순간 같이 깔려 죽는다"고 지적했다. 윤 예비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기대어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홍 예비후보의 '상왕론'은 김 전 위원장 특유의 리더십에서 예견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함께'보다 '혼자'하는 스타일이다. 김 전 위원장은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조건으로 그의 도움이 아쉬운 윤 예비후보에게 "전권을 달라"고 할 가능성이 있다. 선대위 인선이나 선거 전략, 정책 공약을 구사하는데 있어 '결정권'을 요구할 것이란 얘기다. 김 전 위원장은 "지금의 윤 전 총장 캠프로는 대선을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며 "윤 전 총장 장점은 정치를 안 해봤다는 점인데, 그가 설령 후보가 되더라도 지금 경선 캠프는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전권을 갖는다면 현재 윤석열캠프를 사실상 해체하고 새로 구성할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윤 예비후보를 대통령에 앉히는데 성공한다면 정권의 상당지분을 행사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명박정부 당시 친형 이상득 의원이 '상왕'으로 불리며 정권 지분을 행사했던 대목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반면 윤 예비후보 주변에서는 '상왕론'에 대해 "어림없는 소리"라고 반박한다. 윤석열캠프 관계자는 2일 "윤 전 총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면 김 전 위원장에게 무릎도 꿇겠지만, 본인이 보스 기질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자기 위에서 누가 조종하고 지시하는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왕론은 윤 전 총장을 전혀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챙겨야할 김종인사단이 따로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인사를 놓고 후보와 신경전을 벌일 이유가 없다"며 "김 전 위원장은 자기 선을 넘지 않을 것이고, 전권을 달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 스스로 '바지사장'에 머물 것이란 얘기다.
연장선상에서 윤 예비후보가 대선에서 이긴다고해도 김 전 위원장과 정권 지분을 나누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적절한 역할'을 맡길 수는 있지만 "국민이 대통령에게 맡긴 권력을 대통령 마음대로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다는게 윤 전 총장 생각"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