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류도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2021-11-03 11:43:56 게재

MZ세대 겨냥 … 고가 브랜드 잘나가

중장년층 전통 브랜드 매출줄어 '울상'

코로나19 여파로 골프 산업이 호황을 맞고 신규 골프의류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골프의류 시장이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지만 브랜드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뚜렸해지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신규 골프의류 브랜드는 성장세가 무섭지만 중장년층을 겨냥한 골프의류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골프의류 브랜드 잭니클라우스에서 선보인 여성골프복 안나크루아. 사진 코오롱FnC 제공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JDX를 운영하는 신한코리아는 2019년 매출 1044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기록했지만 2020년 매출 921억원, 영업이익 44억원으로 실적이 위축됐다.

루이까스텔을 운영하는 브이엘엔코는 지난해 매출 1274억원에 93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3년동안 매출은 35.6% 감소하고, 적자 전환했다.

까스켈바작은 2019년 매출 814억원 영업이익 90억원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673억원으로 17.3% 줄고,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16.7% 감소했다.

감각적 디자인에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며 승승장구하던 와이드앵글도 코로나19 이후 실적 부진에 빠졌다. 2019년 매출 890억원에 영업이익 54억원을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79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줄었다.

중장년 세대가 많이 입던 슈페리어와 보그너 등 전통 브랜드도 사정이 좋지 않다. 슈페리어 지난해 매출은 716억원으로 전년 매출(992억원) 대비 27.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2억원에서 81억원으로 늘었다.

보그너를 운영하던 보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이 335억원으로 전년(320억원)대비 소폭 늘었지만, 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보그너는 영업부진을 타계하기 위해 주고객층을 30~40대로 잡고, 젊은층이 선호하는 세련된 스타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MZ세대를 겨냥한 고가 골프의류 브랜드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PXG를 판매하는 로저나인 매출은 지난해 7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6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7억원에서 198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타이틀리스트 어패럴과 풋조이 등을 운영하는 아쿠쉬네트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2914억원으로 전년대비 1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9% 신장한 499억원을 기록했다. 파리게이츠와 세인트앤드루스, 핑 등을 판매하는 크리스에프엔씨도 지난해 매출이 2924억원으로 전년대비 12.7% 늘고, 영업이익도 498억원으로 32.1% 늘었다.

이 같은 골프웨어 시장 양극화에는 젊은세대 소비 형태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골프의류 시장성장을 주도한 MZ세대들은 값싼 골프의류를 여러 벌 사는 것보다 자기 개성을 표현하는 고가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패션계에선 골프의류 시장이 '레드오션'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골프의류 브랜드는 150여개로 추정되는데, 이중 3분의 1인 60여개가 올해 출시됐다. 일각에선 2014년 7조원대로 정점을 찍고 2018년 2조원대까지 쪼그라든 아웃도어 의류 수순을 밟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드 코로나' 영향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골프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골프의류는 패션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골프 인구 증가에 따른 것이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46만명 늘었다. 신규 골프 입문자 중 65%는 20~40대 젊은 층이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국내 골프의류 시장규모가 2018년 4조2000억원에서 내년 6조335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체 관계자는 "과거엔 일상복으로 골프복을 입는 중년 고객이 많아 가격이 합리적인 골프의류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골프복 시장에 합류한 젊은 세대는 골프복을 '패션'으로 보는 경향이 크다"며 "골프의류 업체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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