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고등학생 에너지 원정대 캠프│산업통상자원부-내일신문 공동 기획

과학에서 경제·문화까지 에너지 교육 새지평을 열다

2021-11-15 12:19:29 게재

고교생 60명 참가, 제7기 산업자원통상부 에너지 원정대 캠프

내일신문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주관하는 '고등학생 에너지 원정대 캠프'가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해마다 전국 고등학생 600여명이 '에너지 리더 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교육 목표는 청소년 시기부터 지구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에너지 리더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3년 전부터는 교육받은 학생 중 일부를 선발해 '에너지 원정대 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해커톤 대회로 프레젠테이션 경쟁까지 거쳐 우수한 친환경 설계 시스템 모델을 구축한 모둠을 뽑아 시상한다.

올해로 7회를 맞은 이번 캠프에는 서울·경기지역 9개 고등학교에서 선발된 학생 60명이 참가해 친환경 에너지 설계 시스템 구축 미션을 완수했다. 사진 이의종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제한된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앱이나 웹서비스, 혹은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방식을 뜻한다.

'2021 고등학생 에너지원정대' 교육장면. 사진 이의종


지난해 '생활 속 거리두기' 때문에 온라인 이원화로 진행했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올해는 오랜만에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 열기가 더욱 뜨거웠다.

"하와이 몰로카이섬 카우나카카이의 일조량을 구글 검색으로 찾아볼까? 예전에 사탕수수 농장이 있었던 지역이면 태양광 발전에 좋은 기후일 것 같으니 현지의 태양광 패널 생산 단가부터 알아보자."

'2021 에너지원정대'에 참여한 고교생들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 이의종

"미국의 신재생 에너지 감세 정책을 활용하면 세액 공제 혜택을 받아 수익을 늘릴 수 있을 것 같아. 주거용뿐 아니라 상업용 태양광 발전도 법인세를 차감해주는 제도가 있어."

13일 서울 용산구 소재 세미나센터 서울역공간모아에서 '2021 고등학생 에너지 원정대 캠프'가 열렸다. 서울 미림여고 배명고 배재고 상일여고 선정고 신도림고 염광고 풍문고와 경기 판곡고 등 9개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 60명이 참가했다. 체온 측정과 큐알코드 인증,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수칙을 거친 뒤 입장한 학생들은 모둠별로 모여 앉아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고등학생 에너지 교육의 업그레이드 현장 =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미국 하와이 몰로카이섬에 친환경 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설계해 가상의 투자 유치를 받는 것이다.

주택, 학교, 상업용 시설 등 건축물에 필요한 전기를 오직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을 이용해 생산하고 최대의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콘텐츠를 총괄 기획한 김재민 한국해양대 초빙교수는 "학생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공학적 설계와 경제성 평가방법을 함께 활용해 최적의 친환경 에너지 생산 솔루션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완성하는 것뿐 아니라, 모둠별 활동과 발표를 준비하며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의사소통, 프레젠테이션 역량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2회차에 걸친 6시간의 사전 교육에서 탄소 중립 에너지 정책을 비롯한 이론 교육과 '메릿(Merit)' 활용 실습을 마쳤다. 특히 올해는 사전 교육과 캠프 콘텐츠 구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지난해까지는 각 조별로 한 국가씩 정해 에너지 설계 시스템을 완성하게 했는데 올해는 미국 하와이 몰로카이 섬으로 지역을 한정했다"면서 "순위를 가르는 대회인만큼 동일한 조건을 제시해 공정성을 확보하는 한편, 더 깊이있고 실질적인 설계 구현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최적 에너지 조합으로 최고 수익 창출 설계가 과제 = 12개 모둠으로 나눠 앉은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을 설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각 학교에서 사전 교육을 담당한 친환경 에너지 전문가 6명이 각 모둠의 멘토로 나서 학생들을 도왔다.

대회의 관건은 '메릿'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태양광 풍력발전 ESS(에너지저장장치) 용량 등 최적의 에너지 조합을 완성해 최고의 수익을 창출하는 설계시스템을 찾는 것이다.

전기를 생산해 필요한 만큼 쓰고, 남은 에너지는 다시 되팔아 수익을 내는 방법도 가능하다.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메릿'은 기간과 기온 습도 온도 습도 풍력 등 자신이 설정한 기상 기후 조건에 따라 에너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친환경 건축물 설계를 위해 실제 현업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올해로 3년째 멘토로 참여한 안기혁 강사는 "올해는 사전 교육을 통해 메릿 프로그램 운용과 경제성 산출 수업시간을 더 늘렸다"면서 "각 나라의 세액 감면 정책이나 생산한 전기를 사고 팔 때 생기는 수익 산출방법을 통해 학생들이 경제성 평가에 대한 개념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현지의 자연환경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생활문화 여건까지 고려해 에너지 설계 시스템을 구상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미래 에너지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립하는데도 참고할 만한 대목이다.

이날 강사로 초빙된 강혜민 한국에너지공과대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에너지는 모든 분야의 공학과 과학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과 같은 영역이어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통찰력과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며 "주어진 프로젝트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토론, 다양한 변수에 대해 고민하며 의견을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밝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수작은 학생들 투표로 선정 = 대회 심사는 멘토들이 모둠별 결과물을 평가하고 예선을 통과한 5개 팀에 PPT 발표 기회를 준 뒤, 발표를 지켜본 학생들 투표로 최종 3개 팀을 뽑는 방식을 택했다.

평가 기준은 결과물 자료 타당성을 비롯해 내용 전달 우수성, 창의성 등이다.

대상은 몰로카이섬의 칼라우파파 지역에 풍력발전기와 태양광, ESS 등을 복합 활용해 4가지 방안의 에너지 설계 시스템 모델을 완성한 1조의 경기 판곡고가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8조의 서울 배재고, 우수상은 3조 서울 선정고 학생들이 영예를 안았다.

1학년 학생들만 참가했는데도 질의 응답 시간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끈 4조 신도림고 학생들에게는 심사평상이 주어졌다.

대회를 마무리하며 학생들은 다양한 소감을 내놨다. 서울 배재고 2학년 배진환 학생은 "메릿에 입력하는 설정값까지 주어졌던 사전 교육과는 달리 오늘은 미국 하와이 몰로카이섬 현지의 여러 가지 변수 요소까지 적용해 직접 데이터를 도출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산업공학과를 진로 희망하는데 데이터를 토대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변화와 발전 방향까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서울 신도림고 1학년 송예섭 학생도 "미국 현지의 신재생 에너지 세제 혜택 정책 등을 고려해 건설 비용과 수익을 달러로 계산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흥미진진한 시간이었다"면서 "평소 관심이 많은 신재생 에너지 분야 진로에 확신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