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해안 관광지도 바뀐다

2021-11-18 12:03:09 게재

다음달 1일 보령해저터널 개통

충남도 4천만 관광객 시대 선언

사계절·체류형·차별화 등 과제

충남도가 서해안 신관광벨트를 선언하고 나섰다.

2019년 원산안면대교 개통에 이어 보령 대천∼원산도 해저터널까지 개통하면 충남 서해 천수만을 가로질러 새 길이 열리게 된다. 충남도 등 지자체 앞엔 높아진 기대만큼 흩어져 있는 관광자원을 제대로 개발하고 이들을 촘촘하게 엮는 과제가 새롭게 놓이게 됐다.

 


최근 충남도에 따르면 보령해저터널이 다음달 1일 개통한다. 지난 1998년 처음 사업이 제안된 이후 23년 만이다. 충남 보령시 대천∼원산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은 국내 최장(6927m)으로 세계에서 5번째로 길다. 2019년 개통한 원산안면대교(태안군 안면도∼보령시 원산도)와 연결하면 충남 서해안 천수만을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게 된다. 보령∼태안 90분 거리가 단 10분으로 줄어든다. 충남 서해안 북쪽의 태안과 남쪽의 보령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관광객들도 한쪽에만 머물지 않고 자연스럽게 충남 서해안 전체를 하나의 관광지로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

충남도는 새 길 개통을 앞두고 2025년 연간 4000만명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충남 서해안은 7개 시·군(아산 당진 서산 태안 홍성 보령 서천)에 갯벌과 해변, 섬이 어우러져 있는데다 무엇보다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 장점이 있다.

충남도는 북쪽 서산시 가로림만 해양정원부터 남쪽 서천군 갯벌까지 해양 관광자원을 적극 개발, 충남을 체류형 관광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2년 보령해양머드박람회와 2025년 섬 국제 비엔날레와 같은 해양관광 콘텐츠를 추가 개발하겠다고 약속했다. 2022년엔 충남관광재단을 출범시켜 안면도 개발사업과 해양관광자원을 연계한 상품개발도 다짐했다.

해양레저산업 육성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충남도는 새로운 길의 중심지인 원산도를 비롯 삽시도 고대도 장고도 효자도 등 인접한 5개 섬을 연결해 글로벌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을 추진한다. 2022년부터 2030년까지 9년간 1조1254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거점인 원산도엔 해양레포츠센터와 헬스케어 복합단지, 복합 마리나항 등이 조성된다. 이미 원산도엔 7604억원 규모의 대명리조트 조성사업, 원산도∼삽시도를 연결하는 1000억원 규모의 해양관광케이블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최근 열린 해저터널 개통 사전 브리핑에서 "충남의 서해안 시대를 가로막던 거리와 시간의 장벽은 이제 사라졌다"며 "서해안을 잇는 길을 통해 수많은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면서 서해안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서해안 관광지도는 기대만큼이나 과제도 안겨주고 있다.

우선 충남 서해안을 사계절 체류형 해양휴양지로 바꿔야 한다.

충남 서해안은 대천 등 국내 대표적인 해수욕장이 곳곳에 있다. 하지만 해수욕장은 여름에만 집중되는 한계가 있다. 갯벌 등을 활용한 해양생태관광, 머드 등을 활용한 해양치유산업, 낚시를 뛰어넘는 해양레저스포츠 등이 대안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표적인 해양생태관광지인 가로림만 해양정원 사업이 수년째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관광객들이 체류할 수 있는 기반시설도 여전히 부족하다. 당장 원산도만해도 다음달부터 찾아올 관광객을 고려하면 주차장, 숙박시설 등 모든 게 부족하다.

이 같은 관광자원을 하나로 엮는 과제도 놓여 있다.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다양한 관광자원을 하나의 관광상품처럼 엮어야 한다. 관광객들이 새 길을 따라 숙박을 하며 여러 시·군을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각 시·군이 중복투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같은 관광자원이라도 차별화된 프로그램 등이 절실한 이유다. 이를 운영하고 지속할 인력 양성도 과제다.

이인배 충남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길이 하나 새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를 넘어 멕시코 칸쿤처럼 천수만을 끼고 거대한 관광벨트가 원형으로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며 "각 시·군은 지역특성에 맞게 기능적으로 분산해 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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