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해진 이재명, 추가세수 사용처 가닥
이 후보 "전국민재난지원금 대신 소상공인·자영업자 신속지원하자"
당정 갈등 양상 일단락 … 보상 하한액 상향·지역화폐 추가발행 거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전국민 재난지원급 지급 추진 방침을 전격 철회했다. 지난달 29일 1인당 30만~50만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힌 지 20일만이다. 이에 따라 추가세수 사용처를 놓고 당정간 갈등은 일단락됐다. 약 19조원 안팎의 추가세수 사용처도 가닥을 잡게 됐다.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집하지 않겠다"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한 합의가 어렵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에 대해서라도 시급히 지원에 나서야 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는 추후에 검토해도 된다"고 말했다.
◆"신속한 피해구제 위해" = 이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설득력의 부족일 수 있다. 예산 심의 절차상 문제, 야당의 반대, 정부 입장 여러 가지 요인들 때문에 오히려 전국민 지원금 때문에 신속 지원이라는 대의가 훼손될 수 있겠다는 우려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대신에 현재 가능한 방식으로 시급한 코로나 피해 회복 및 경제 활성화 지원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역 화폐는 올해 총액(21조)보다 더 발행해야 한다"면서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하한액(현재 10만원)도 대폭 상향해야 한다. 인원 제한 등 위기 업종은 초과 세수를 활용해 당장 지원하고, 내년 예산에도 반영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이 후보가 자신의 대표 정책인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을 철회한 것은 야당은 물론 전국민 지급에 대한 반대 여론이 우세한데다 정부도 반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현실적으로 국채 추가 발행 없이 내년도 본예산에 전 국민 지원금을 편성하기에는 재원이 모자란다는 내부 판단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보다 추가로 19조원의 세수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를 납부 유예해 내년 세수로 잡으면 전국민 지원금 지급 재원이 충분한다고 봤다.
하지만 초과세수에서 40%는 지방교부금으로 내려보내야 하고, 유류세 인하에 따른 보충재원 등을 고려하면 실제 가용자원은 2조~5조원 수준이란 것이다.
◆추가세수 어디로? = 이에 따라 수조원의 추가세수는 상당부분 코로나19 피해업종과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지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현재 10만원으로 책정된 소상공인 손실보상 하한액을 상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후보가 요청하고 있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추가발행도 가시권이다. 정부 재정에 여유가 생긴만큼 올해 발행총액(21조원)을 더 올려, 지역중심의 내수활성화에 도움을 주자는 주장이다.
일부 추가재원은 국채 상환에 쓰여질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내에서는 '상징적 수준의 국채 상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여당은 내년 대선 이후에 추경 등을 통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재추진 가능성은 열어놓은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주당의 입장은) 올해 추경이나 내년도 정부 본예산에 넣지 않겠다는 것이지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