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특검 '형식논쟁'에 빠진 여야
민주당, 겉으로는 "상설특검" … 속내는 "형식보다 수사범위 중요"
국민의힘, '부산저축은행' 포함 수용 여지 … "추천권은 야당 줘야"
여야가 말로는 '대장동 게이트' 특검 도입에 한 목소리를 내면서 실제 논의에는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검의 수사범위에 대한 논의는 뒤로 한 채 양쪽 모두 일반특검이냐 상설특검이냐를 둘러싼 형식논쟁에 몰두하며 기 싸움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특검 수용' 2주째 논의 제자리 = 이재명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조건부 특검 수용론를 꺼내들었던 이달 10일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표면적으로 특검 도입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이 후보는 10일 관훈토론회에서 "검찰 수사에 의문점이 남는다면 특검이든 어떤 형태로든 더 완벽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정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수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특검에 조건 없이 동의한다"면서 "특검에는 비리의 시작점인 윤 후보의 저축은행 대출비리 묵인, 화천대유측의 윤 후보 부친 집 매입사건도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강조했다.
이 후보가 특검논란을 '조건부 돌파'할 의지를 비치면서 특검 시기 대신 특검 형식을 둘러싼 논쟁이 불붙었다. 민주당은 '신속성'을 명분으로 상설특검을 주장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특검을 제대로 하려면 현행법에 따른 후보추천위원회 구성부터 신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내놓은 특검법은 이름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특검법'으로, 이 법안을 개정해서 (통과시키자고) 떼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발의한 특검법이 아니라 상설특검법에 따른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
수사대상과 범위를 놓고도 "윤 후보만 골라서 수사 대상에서 쏙 빼자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견제했다.
국민의힘은 상설특검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별도 특검법안을 내 놓은 상태다.
상설특검은 특검 추천과정에 법무부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여당 추천 위원 2명 등 여권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기 때문에 불리하다는 이유다.
◆속내 숨기고 특검논의 공회전 = 그러나 여야 모두 내부에서는 특검 형식을 둘러싼 논쟁이 '변죽 울리기'라는 인식이 공통적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수사범위가 충족되면 특검 형식은 야당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상설특검이냐, 일반특검이냐가 뭐가 중요하겠느냐. 결국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고 미적대면 늦어지긴 마찬가지"라며 "저축은행부터 화천대유까지의 수사 범위가 (포함되느냐가) 진짜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수사범위에 넣는 문제에 열려 있다는 게 내부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특검 추천권까지 고집하는 건 곤란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윤 후보 쪽에서도 저축은행 문제를 수사범위에 포함시키는 것을 '못 할 게 있겠느냐'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진검승부를 하자는 건데 형식으로 시간을 끌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영 디아이덴티티 소장은 "최근 대장동 검찰 중간수사가 부실하다는 여론이 높고 이 후보도 선거전략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만큼 특검 논의를 진행시키기에 적절한 시기"라며 "적어도 이번 주말에는 여야 원내대표들이 만나야 12월 말쯤 특검이 출범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