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뒤지게 하고 종이 던지고 … "

2021-12-01 11:31:39 게재

국회의원실 행정비서, 보좌관 '갑질' 공개 신고

국회 인권센터 제보 … 국회의원 방관도 논란

'직장내 괴롭힘' 등 법적 사각지대 수면 위로

국회의원실 안에서 발생하는 '직장내 괴롭힘'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국회 인권센터가 공개적으로 신고된 '보좌관의 갑질'과 '국회의원의 방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결과와 처리에 관심이 모아진다.

1일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 보좌관의 갑질 제보와 관련해 "접수가 막 된 상황이라 조사는 할 예정"이라며 "인권센터가 막 출범했고, 아직 조사가 안 된 사항이다보니 진행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보일듯 말듯 보좌진들│국민의힘 의원들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특검법' 상정 누락에 반발하며 퇴장해 자리가 비어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국회 일정 가운데에서도 국회의원 뒤엔 언제나 보일듯 말듯 보좌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언제든 국회의원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국회의원-보좌진, 보좌진 내부엔 터지지 않은 종기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지난 29일 국회 보좌진 등이 참여하는 페이스북 익명게시판인 '여의도옆 대나무숲'에는 'PC사용했다는 이유로 행정비서에게 갑질한 여자 보좌관'이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필자는 자신을 "16대 인턴부터 시작해서 19대까지 모 당 의원실에서 행정비서로 10년 넘게 근무했었고 지난 11월 25일 모 당 모 의원실로 복직한지 하루 만에 보좌관의 갑질 횡포로 그만두게 된 40대 전직 보좌진"이라고 소개하고는 모 의원실에서 있었던 '복직 첫 날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의 경험담에는 △선임보좌관의 고압적 지시 △폭언과 쓰레기통 휴지를 꺼내게 하고 이를 던지는 등의 폭행 △선임보좌관을 두둔하며 방관한 국회의원 등의 모습이 자세하게 기술돼 있었고 선임보좌관은 "의원님 뜻이 내 뜻이고, 내 뜻이 의원님 뜻이라는 것만 알면 돼"라고 했다고 했다.

그는 "취업이 절실하여 어렵게 돌아왔는데 이런 일을 당하게 되니 정신적인 고통과 분노, 그리고 상실감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이번 사건을 국회 인권센터에 제보하여 감사를 접수한 상태지만 의원실 소속 보좌관을 상대로 속 시원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게 우려되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직접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고는 "의원님 비호 아래 있는 그 여자를 상대로 저의 대응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 여자의 징계가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싸워 볼 생각"이라며 인권센터에 제보한 갑질 사건에 관한 내용을 공개했다. 여의도옆대나무숲에서는 주 52시간제, 일방적인 해임,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갑질, 각종 성비위 등이 적지 않지만 국회 내부엔 보좌진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과 국회의원의 전적인 지원아래 권한을 위임받은 보좌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직이나 통로가 없었다. 갑질이나 직장내 괴롭힘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새롭게 마련된 독립적인 인권센터가 권위적인 사각지대에 칼을 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국회 인권센터는 최근 국회의원, 국회직원들의 인권보호와 인권의식 증진을 위해 독립 기구로 만들어졌다. 국회 사무처는 "2명의 인권전문가로 구성된 센터는 국회의원 및 국회직원들을 대상으로 성 인권을 포함한 인권 전반에 대한 고충 상담·중재·조사, 상시적인 인권 관련 교육 및 인권 침해 예방 업무, 성폭력·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비위사건에 대한 조사 참여 등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감사관실 안에 인권센터가 있다"면서 "기존 감사관에서의 감사와 같이 진행되며 조사한 결과 징계할 부분이 발견되면 국회내 징계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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