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학생편의 맞바꾼 부산시·교육청
센텀2초 신설 포기 수순
장거리 통학불편 불가피
부산시와 교육청이 해운대 노른자위 땅인 한진CY 부지 개발 공공기여금과 학생 통학편의성을 맞바꿨다. 15년 이상 추진 중이던 초등학교 부지를 포기한 것인데 빠른 사업추진을 바라는 개발논리에 밀려 센텀시티 초등학생들은 장거리 통학이 불가피하게 됐다.
부산시는 14일 "3년간 끌어오던 한진CY부지 개발 관련 협상이 모두 완료돼 15일 용도변경 승인을 위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진CY는 부산시 최초 사전협상제를 통한 지구단위계획변경 대상 사업이다. 준공업지역으로 지정돼 있던 컨테이너 야적장을 상업지역으로 바꾸고 66층 규모의 아파트 6개동 2000세대를 짓게 된다.
내일신문이 입수한 개발관련 자료에 따르면 한진CY는 센텀시티 내 계획된 센텀2초등학교 부지 신설계획을 폐기하고 개발지와 가까운 송수초등학교를 증축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한진CY 부지 개발사가 인근 중학교와 초등학교 증축안을 제시했고 부산시와 교육청은 이 안을 받아들였다.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학교 신설보다 증축을 하면 개발이 빨라지는 이점이 있다. 센텀시티 내에 초등학교는 한 곳이 있지만 이미 포화된 상태다. 따라서 교육청의 과밀학급 해소정책에 따라 같은 센텀시티 내에 살아도 향후 상당수 초등학생들은 거리가 먼 초등학교로 배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시및군계획시설의 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초등학생들은 1.5㎞ 이내 통학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증축되는 송수초등학교와 센텀시티 아파트들 절반 이상은 이 거리를 벗어난다.
그동안 부산시와 교육청이 개발자에게 내세운 조건은 반드시 학생배치에 관한 사항이 포함돼야 하고 건축 승인 전 학생배치 문제가 완료되지 않으면 협상이 무효화 되는 내용이 포함됐다. 학생배치 문제는 주거도입유형과 공공기여금 규모와 함께 한진CY 3년간 개발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부산시와 교육청의 협상이 완료된 데 따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통과하면 한진CY 부지는 이르면 내년 초 지구단위계획변경 고시를 거쳐 본격적인 건축 절차를 밟게 된다.
피해는 애꿎은 학생들이 입게 됐지만 이득은 부산시와 교육청이 보게 됐다. 부산시는 공공기여금으로 용도변경에 따른 지가 상승분 전액과 유니콘타워 1개동을 기부채납 받게 된다. 교육청은 학교 증축비를 개발자에게 지원받는다.
공교롭게 중투심사를 신청하지 않은 시기와 한진CY개발이 시작된 시기가 일치했다. 센텀시티 내 1개 뿐인 센텀초등학교 과밀학급을 해소하겠다며 6번이나 중투심사를 신청했던 부산시교육청은 2018년 이후에는 중투심사 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한진CY 개발사인 삼미DNC가 지구단위계획변경을 위한 사전협상제에 나선 시기다. 대부분 300억원이 넘어 중투 심사대상이 되는 학교신설보다는 손쉬운 증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난개발과 막대한 특혜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은 거세다. 대장동 사태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개발이익을 남긴다는 점에서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1세대 10억원만 분양가로 잡아도 2000세대 초고층 아파트 개발에 따른 개발사 분양수익은 어림잡아 2조원 대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한진CY부지 개발 인근 주민들과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참여연대 등은 14일 부산시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엘시티라는 괴물을 탄생시킨 부산시가 또 다시 대규모 특혜와 난개발을 이끌고 있다"며 "약간의 공공기여를 명목으로 사업자에 떠밀려 학생통학 편의 외면은 물론 제2엘시티, 부산의 대장동개발 오명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운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현재는 주민 의견수렴 단계가 아니다"며 "센텀시티 내 초등학생 통학구 배치와 관련해 확실히 결정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학교 문제는 교육청이 개발사와 사업승인신청 전까지 최종 협약서를 작성하면 된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고시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