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서울역 파출소 노숙인 전담경찰 박아론 경위
"노숙인 돕는 징검다리 역할 하고싶다"
경찰·상담·청소·건강 4역 담당
지난 10일 서울역에서 만난 박아론 경위(사진)는 서울역파출소에 1명 있는 노숙인 전담 경찰관이다.
박 경위의 하루는 간밤 노숙인의 상태를 살피는 것에서 시작한다. 염천교와 서소문역사공원에서 출발해 서울역 앞 지하도와 광장, 서부역까지 260여명을 확인하는데 1시간 넘게 걸린다.
겨울철에는 특히 체온을 체크하고 손이 차가운지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는 "밤새 체온이 내려갔으면 건강 이상 신호니 바로 다시서기센터나 응급일 경우 119를 불러 병원으로 후송해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노숙인의 상태를 살피는 일을 하루에도 몇 차례 해야 한다. 때로는 역 건너 양동 쪽방촌까지 확인해야 하니 잠시도 쉴 사이가 없다.
하루하루 알 수 없는 노숙인 생활이다 보니 토요일도 출근해 이들의 상태를 살펴야 안심이 된다. 그는 "햇볕이 들어 날이 따뜻해지면 제 마음도 그때야 놓여 잠시 쉴 여유가 생긴다"고 했다.
노숙인 전담 경찰관은 노숙인 관련 신고와 노숙인간 다툼에 대응하기 위해 생겼다. 매일 서울역파출소에 신고되는 50여 건 중 절반 가까이가 노숙인 관련 사안이다.
한정수 서울역파출소장(경감)은 "노숙인들도 그들만의 세계가 있어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 그래서 전담 경찰 하길 꺼리는데 박 경위는 일을 찾아서 하고 사람들 말을 잘 들어준다"며 "그래서 노숙인들도 박 경위 말을 잘 따라준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요즘 코로나19 노숙인 3차 백신 접종에 신경 쓰고 있다. 가끔 발생하는 확진자 관리도 중요한 업무다.
며칠 사이 확진자 수용 시설과 병상이 없어 실외와 임시 숙소에서 확진 노숙인이 기거할 때는 마음이 좌불안석이었다. "다행히 노숙인 확진자 수용 공간이 없다는 언론 기사가 나간 후 문제가 해결돼 시설로 보내졌다"고 했다.
내친김에 박 경위는 주변 주민센터와 노숙인 지원 기관에 요청에 확진자 임시 수용 시설을 확보하기 위한 긴급 모임을 갖기로 했다.
박 경위는 올해 경찰청 적극 행정 사례로 특별 진급을 하기도 했다. 노숙인들은 박 경위에 대해 "청소부·주민센터 직원·상담사·경찰관 4역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