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조수진 '사퇴' 파국 … 김종인 "그립 더 강하게 잡겠다"
이준석 "세대결합론 사실상 무산 … 선거 무한책임은 후보자가"
김종인 "과감한 조치" … 총괄상황실 중심 '기동헬기' 역할 시사
2012 대선 김무성 총괄 재조명 … "후보 태도변화에 성패" 지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최고위원인 조수진 의원의 갈등이 이틀 만에 '선거대책위원회 동반사퇴'라는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이른바 '윤핵관'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전열 재정비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대선후보를 만나 "(선대위) 그립을 더 강하게 잡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윤 후보도 동의했다.
◆이준석 사퇴에 이대남 이탈 조짐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2일 "선대위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그립을 좀 더 강하게 잡고 하시겠다고 했고, 저도 그렇게 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개편 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선대위가 자중지란에 빠진 가운데 김 위원장의 '효율적 선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취지로 해석된다.
앞서 이 대표는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선대위원장 및 총괄홍보본부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제 의지와 다르게 역할이 없기 때문에 선대위 내에서의 모든 직책을 내려 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 의원을 겨냥해 "선대위구성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의 지시를 따를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선대위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조수진 최고위원이 어떤 형태로 사과한다 해도 받아들일 생각 없다. 마음대로 하시라"고 선을 그었다.
사퇴선언이 지나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비판은 당연히 감수하겠고, 조수진 단장이 본인은 (윤석열) 후보의 뜻을 따른다 말씀하셨는데, 이렇게 사태가 커질 때까지 하루 동안 오히려 후보에게 상의한 건지 조 단장에게 후보가 어떤 취지로 명을 내렸는지가 더 궁금해진다"며 윤 후보를 에둘러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윤 후보의 리더십에 관한 질문에는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선거에 대한 무한 책임은 그래도 후보자가 갖게 된다"고 했다.
조 의원도 이날 이 대표 사퇴선언 4시간 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 시간을 끝으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사퇴선언 후 페이스북에서 "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들이 그렇게 원하던 대로 이준석이 선거에서 손을 뗐다"며 "(나를 비방하던) 카드뉴스 자유롭게 만들라"고 비꼬았다.
그는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되었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누군가 구상하고 그에 따라서 선거 전략을 준비하면 될 것"이라며 "복어를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누누이 이야기해도 그냥 복어를 믹서기에 갈아버린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세대결합론 무산' 언급처럼 청년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 '에프엠코리아'에서는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2030이 이준석을 위시한 새로운 체제를 기대하고 야당에 표를 준거지 틀딱(구세대)들 예뻐서 표를 준 게 아닌데 단단히 착각하고 '2030 이제 우리 편이니까 이준석 꺼져라!' 하는 게 역겹다"고 비판했다.
◆"권력에 아첨한 자들 이번에 정리해야" = 윤 후보는 당초 이 같은 파국에 대해 납득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21일 이 대표와 조 의원의 갈등에 대해 "민주주의"라고 넘겼던 윤 후보는 22일 보도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동반사퇴에 대해 "저게 저럴 일인가 싶다"며 "몇 달 지나고 (대선이 끝나고) 나면 없어질 조직인데 무슨 파워게임이 있을 수 있느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대표측 인사들은 이번 갈등을 계기로 이른바 '윤핵관'의 존재를 다시 한 번 부각시키기로 작심한 모습이다. 김철근 국민의힘 당대표 정무실장은 22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윤 후보에게) 보고하신 분의 편향된 주장이나 이런 것들이 많이 가미돼서 보고를 받는다면 실제로 그 후보께서 그게 정당 민주주의 아니냐 이렇게 발언할 수 있는 그런 뭔가를 제공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한다)"며 선대위 내 상황이 윤 후보에게 보고하는 일부 "윤핵관"에 의해 왜곡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의 선대위 사퇴에 대해 "후보의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이런 분들을 제대로, 권력에 아첨한 자를 어떻게 이번에 정리하지 못하면, 저희는 역사에 어떤 죄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결정하게 된 것 같다"며 "(후보에 아첨하려는 자들이) 여러 곳에서 보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전면개편 하고 싶지만" =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재편 의지를 보였다. 몸집만 거대할 뿐 실질적인 업무처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체질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21일 CBS '한판승부' 인터뷰에 출연해 "지금 선대위가 규모는 무지무지하게 크고 밖에서 얘기하길 코끼리같이 제대로 민첩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주동안 관찰해보니 이런 상태로 가다가는 선거를 효율적으로 이끌고 갈 것 같지 않은 판단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총괄상황본부를 중심으로 선대위를 끌고 갈 의지를 내비치며 "맡은 이상 후보가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하는 정치행위인데 유종의 미 거두려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부 반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욕 안 먹으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욕을 먹더라도 완강하게 끌고 가는 자세를 갖는 수밖에 없지 않은가"라며 "제대로 끌고 가면 불만 가진 사람들 있고 이상한 소리 하는 사람들 나올 것이다. 과감히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은 선대위 재편에 대해 "솔직히 쉽게 생각할 것 같으면 전면적인 개편해서 선대기구를 슬림화해서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와서 (힘든 상황)"이라면서 "어떻게 보면 후보와 눈맞춤을 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당장 다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 있는 한에서 무시할 건 무시하고 내가 할 일만 끌고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선대위를 끌고 갔던 김무성 총괄선대위원장의 리더십을 김 위원장이 보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김 당시 위원장은 야전침대를 사무실에 가져다놓고 실무자들과 적극 소통하며 인적 물적 자원을 신속히 배분시키며 캠페인을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후보가 김종인 위원장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수영 디아이덴티티 소장은 "오너가 달라졌다는 신호를 정확히 보내지 않으면 파리떼 논란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며 "윤 후보가 보다 김종인 위원장에게 확실히 지지를 보내고 긴밀히 소통하고, 문제인사들을 솎아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