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건강한 입 파수꾼 'K-구강유산균'

2021-12-28 10:38:21 게재
윤은섭 오라팜 대표이사

음식을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입은 건강의 출발점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은 유해물질이 유입되는 신체기관이기도 하다.

그러나 입을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은 드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질병 1위가 치은염과 치주질환 등 잇몸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이어 가장 많은 환자가 진료를 받았다. 양치질 가글 치실 등 치아관리를 하면서도 정작 치주질환으로 많은 사람이 고생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치주질환은 구강 내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라이언 데머 미국 미네소타대학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치아 건강이 몹시 나쁘면 치매 위험이 2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치주질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가 신경을 따라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뇌로 침투해 치매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뉴먼 미국 UCLA 치의과대학 교수는 "치주질환 환자는 잇몸이 건강한 사람보다 심근경색이 발생할 확률이 3배 높다"고 주장했다.

유산균으로 구강 질환 예방·관리 가능

치주질환 충치 입냄새 등 구강 내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구강유산균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 입속엔 700종류 100억마리에 이르는 세균이 살고 있다.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나뉘어 공존과 균형을 유지한다. 스트레스, 잘못된 치아 관리와 식습관 등으로 세균 공존과 균형이 깨지면 유해균이 번식해 구강질병을 일으킨다.

치주질환은 치태와 치석에 있는 세균이 원인이다. 세균이 치아 주변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이 치아를 지지하는 조직을 파괴한다. 치아가 흔들리고 결국은 빠지게 된다. 또 질환 원인 세균이 혈류를 타고 몸속 중요 장기에 침투해 새로운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심각한 전신질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 겪는 텁텁함과 입 냄새 역시 밤사이 번식한 입안 세균 때문이다.

반면 구강유산균은 살아있는 미생물로 입속에 정착해 유익균을 증식시킨다. 치주질환 충치 입냄새 등의 원인균을 찾아 활동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구강 내 세균 균형을 건강한 상태로 회복시킨다.

국내 구강유산균 역사는 짧다. 1997년 오종석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팀이 처음 구강유산균 연구에 나섰다. 구강이 건강한 한국 어린이 460명으로부터 1640개 균주를 분리하고 그중 균주의 안전성, 구강 정착력, 유해균 억제력 등이 탁월한 웨이셀라 사이베리아(Weissella cibaria)라는 웨이셀라 유산균 균주 4종을 선발했다.

이 4개의 균주가 한국 최초의 임상실험을 거친 구강유산균이다. 구강유산균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구강 정착력, 유해균 억제력 등이 해외 구강유산균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라팜이란 기업이 상품화했다. 오라팜은 연구소를 세워 오 박사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구취제거 기술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신기술(NET)인증을 받았다.

유익균 증식으로 구강 내 세력균형 유지

누구나 구강관리를 열심히 하지만 문제를 가지고 있다. 유해균이 증식하는 원인을 바로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익균 증식을 통해 구강 내 세균 균형을 자연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K-구강유산균 연구가 질병의 단순해결이 아니라 문제본질을 찾아 근본을 바로 잡는 게 목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