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1 증시결산│①뜨거웠던 IPO 시장
공모금액 20조원 돌파 … 역대 최고기록 달성
크래프톤·카카오뱅크 등 IPO 대어 줄줄이 증시 입성
대형 새내기주 업종 대장주 등극 … 투자수익률 선방
내년에도 호황 이어질 듯 … 조 단위 상장 13곳 예상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상장기업은 114개사(스팩제외)로 공모금액은 2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5조7000억원보다 공모금액은 3배가 훌쩍 넘었고, 기존 최대 규모였던 2010년 10조원보다 2배 이상이다. 연 인원 2000만명(중복 청약 포함) 이상의 투자자들이 공모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요예측과 청약경쟁률도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특히 올해는 최소 청약금만 내면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균등배정' 제도가 도입되면서 주부와 대학생, 청소년들도 대거 IPO시장에 뛰어들었다. 코스피 시장에는 대어급 공모주들이 대거 입성했고 대형 새내기주들은 상장과 동시에 업종 대장주에 등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기술특례상장기업이 대폭 증가했다.
◆코스피 23곳 상장, 10년 만에 최고 =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23개사로 2011년 25개사에 이어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코스피 공모금액은 17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직전 최고치였던 2010년(8조8000억원)의 약 2배 수준이다.크래프톤(4조3000억원)과 카카오뱅크(2조6000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000억원) 등이 공모 흥행을 이끌었다. 수요예측과 청약에서도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웠다. 3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청약증거금 63조6198억원을 끌어모은 지 두 달만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80조9017억원이 몰리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대형주들이 증시에 입성하면서 업종별 대장주, 시가총액 순위 지각변동도 컸다. 지난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금융대장주 KB금융을 상장 첫날 밀어내고 은행주 대장자리를 차지했다. 27일 종가기준 시가총액 28조1769억원으로 시총 11위를 기록 중이다. 크래프톤도 상장과 동시에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에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 22조596억원으로 18위를 기록 중이다.
공모주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대어급으로 꼽힌 종목 중 27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SK바이오사이언스(243.85%), 카카오페이(87.22%), 일진하이솔루스(74.34%), 현대중공업(54.5%), SK아이이테크놀로지(52.38%), 케이카(32.0%) 등으로 높은 수준이다.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대폭 증가 =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은 스팩(SPAC) 제외 91개사 (포함 115개사), 공모 규모는 역대 최대인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기업은 31개사로 상장제도 도입 이후 가장 많은 기업이 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금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사전단계인 기술평가를 신청한 기업은 81개사로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많은 기업이 기술평가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은 158개사"라며 "특히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신청기업수가 2년 연속 50개사 내외를 보여 혁신기업의 높은 상장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특징을 살펴보면 바이오기업 9개사, 비 바이오기업 22개사로 기술특례 상장기업이 바이오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4차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업종 다변화가 이뤄졌다. 2019년 9월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에 대한 지원정책 시행 이후 매년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이 크게 증가했으며 2차전지 관련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이 올해 6개사가 상장하면서 2차전지 산업이 신성장 트렌드로 부각됐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도 총 13개사로 역대 최대였다. 이전 상장한 기업들은 기술특례상장(5개사), 일반상장(5개사), 스팩합병상장(3개사) 등 다양한 상장 트랙을 통해 둥지를 옮겼다.
공모주 투자수익률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상장기업의 시장 지수 대비 초과수익 종목 비중과 평균초과수익률 모두 최근 10년(2012~2021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지난 24일 주가를 비교 시 코스닥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거둔 종목의 비중은 58.1%이며, 코스닥 지수 대비 평균 초과수익률은 38.5%로 집계됐다.
27일 종가 기준 수익률을 보면 메타버스 관련주인 자이언트스텝 주가 상승률은 1246.60%로 공모가의 13배가 넘는다. 지오엘리먼트(255.00%), 맥스트(333.33%), 나노씨엠에스(248.00%) 등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수가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기업공개(IPO)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다"며 "코스닥시장은 대한민국 신성장산업의 요람으로서 높은 기술력과 잠재력을 보유한 혁신기업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의 시선은 내년 IPO 시장으로 쏠린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코스피 입성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에도 2021년에 버금가는 신규 상장 풍년이 예상된다"며 "현재 2022년 신규 상장이 거론되는 예상 기업가치(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수는 13개사로 올해 11곳보다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