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피란수도' 세계유산 재추진
9개 시설들 일괄 묶어 문화재 등록절차 진행
부산시가 6.25전쟁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은 피란수도 유산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기 위해 다시 나섰다.
부산시는 11일 한국전쟁 기간 중 피란수도 핵심 유산 9곳을 선정하고 올해 안에 정부의 우선등재목록 선정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우선등재목록 선정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사전 절차인데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된다.
피란수도 유산들에 대한 부산시의 세계유산 등재 시도는 지난 2019년 12월 문화재청에 신청한 이후 2년여 만이다. 당시 문화재청은 조건부 잠정목록 등록 결정을 내렸다. 임시수도 대통령관저(경무대), 임시수도 정부청사(임시중앙청), 근대역사관(미국대사관), 부산기상청(국립중앙관상대), 부산항 1부두(부산항 제1부두), 유엔묘지, 부산시민공원(하야리아 기지), 워커하우스(작전사령부) 등 부산시가 신청한 8곳에 대해 종합적 보존관리계획을 세우라는 내용이다.
이후 부산시는 아미동 비석마을과 우암동 소막마을 등 피란민 주거지 2곳을 추가했다. 워커장군이 작전사령부로 사용한 워커하우스는 평화 이미지가 낮아 제외해 2년 전 신청한 8곳에서 1곳이 증가한 9곳이 됐다.
문화재 지정이 안 된 곳들에 대한 보완작업들도 진행 중이다. 정부 문화재든 부산시 문화재든 등록이 돼야 문화유산 가치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최근 비석마을은 부산시 등록문화재 1호로 선정을 마쳤고 기상청은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등록을 신청했다. 시민공원은 부산시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 대통령관저와 임시수도정부청사, 유엔묘지, 소막마을 등은 국가지정문화재와 등록문화재로 지정을 이미 마친 상태다. 근대역사관도 부산시 기념물로 지정이 돼 있다. 문화재 지정을 위한 마지막 절차로 부산항1부두 소유자인 부산항만공사의 동의가 남았다.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1023일 동안 피란수도였다. 피란수도와 관련된 건축·문화 유산이 잘 보존돼 있어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