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중고플랫폼 속속 진출

2022-01-12 11:01:14 게재

롯데 중고나라 신세계 번개장터

합리적 소비하는 MZ세대 겨냥

대형 유통업체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합리적 소비를 하는 MZ세대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 대형 유통업체들이 관심을 같는 유통 채널이다. 코로나19와 더불어 모바일 유통 플랫폼이 강화되고 이를 기반으로 중고시장도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4조원이었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원으로 평가된다. 10여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신세계그룹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 투자했다고 11일 밝혔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신세계그룹이 2020년 7월 설립한 벤처캐피탈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번 투자 배경은 중고거래 시장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과 번개장터가 명품·스니커즈·골프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형주 시그나이트파트너스 팀장은 "고객 중 젊은 층 비율이 경쟁사 대비 월등히 높고 취향에 기반한 중고 상품 거래, 빠르고 안전한 결제 및 배송 등 차별화된 강점을 보유한 번개장터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이 나오면서 중고거래 시장이 크게 활성화 됐다.

번개장터는 '취향 거래'를 표방하는 곳이다. 판매자 각자 취향이 드러나는 숍이 많아 MZ세대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번개장터는 2011년 처음 선보인 이후 2019년 거래액 1조원, 2020년 1조3000억원, 2021년 1조7000억원을 돌파하며 매년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유통가에서는 현대백화점이 번개장터에 관심을 보이며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오프라인 리셀숍 'BGZT랩'(브그즈트랩)을 선보인 바 있다.

중고시장에 적극적인 유통기업은 롯데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300억원을 투자해 중고나라 지분 95%가량을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와 공동으로 인수했다.

중고나라는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시작한 국내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롯데가 중고나라를 낙점한 이유는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 때문이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유통 및 물류 역량을 결합하면 단숨에 중고나라의 가치를 키울 수 있다. 백화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롯데하이마트도 자사 온라인몰에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을 열었다. 하트마켓은 하이마트 자사몰에 입점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다. 전국 440여개 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도록 장소도 마련해주고, 보관·전달도 해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안전한 중고거래를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유통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중고시장의 가치를 높일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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