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은 친환경 유기농 업체인 '초록마을'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대상업체는 배송전문 업체 '바로고'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상은 초록마을 매각 자문사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전략적 투자자(SI)를 모집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일정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관계자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전략적 투자 건을 위임했다"고 말했다.

바로고는 초록마을을 인수할 경우 오프라인 신선식품 영업망과  배달 노하우를 결합해 기존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식품업체와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설립된 바로고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플랫폼 업체와 제휴를 맺고 음식점과 고객을 연결해왔다. 2019년 450억원이던 바로고 매출은 2020년 77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창업자인 이태권 대표가 2020년 말 기준 81.76%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인데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11번가 등이 주주사로 일부 들어와 있다.

초록마을은 전국 400여개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유기농 신선식품 유통업체다. 대상그룹 계열사로 대상홀딩스가 49.1%, 임세령 대상 부회장이 30.17%, 임상민 대상 전무가 20.3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코로나19가 대유행과 식품유통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2018년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49억원)과 2020년(33억원)에도 영업 적자가 이어졌다. 대상그룹은 최대 2000억원 몸값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고는 국내 배달 대행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초록마을 유기농 신선식품을 주문 즉시 배달하는 사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초록마을 매장이 전국에 분포해 있어 매일매일 빠르게 제품을 배송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새벽배송'이 주력인 경쟁사들과 차별화해 주문 즉시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가추고 있다. 또 1인 가구와 영·유아 자녀를 둔 소비자 수요를 맞춤형으로 공략할 수 있다.

바로고는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활성화된 배달 시장에서 수혜를 입었지만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실적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신성장동력으로 초록마을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바로고가 초록마을을 인수할 경우 배송 강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신선식품업계 지각변동이 예고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