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는 부모님 건강 되살펴보자
부모님께 여쭤야 할 질문들
설 연휴에는 부모님 건강을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오미크론변이의 확산으로 부모님을 직접 찾아뵙는 게 어렵다면 영상통화로도 가능하다. 부모님께 질문하고 확인해야 할 건강정보를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에게 들었다.
삼시 세끼 잘 드시고 계신가요?
삼시세끼 식사를 묻는 것은 부모님의 영양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부모님은 스스로 넉넉하게 식사를 했다고 생각하지만 예전과 비교해 식사량이 줄어 있는 경우가 있다. 소화능력이 약해져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약한 치아 때문에 고기나 단백질을 꺼려하시는데, 흡수율까지 낮으니 단백질 결핍이 쉽게 온다.
식사 양이나 질이 좋지 않다면 입맛이 없는지,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운지, 소화가 안 되는지를 물어보라. 변비도 소화불량과 식욕저하로 이어진다. 놓치지 말고 확인하자.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게 많아지셨나요?
부모님은 기억력이 떨어져도 자존감이나 주변의 우려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치매 치료의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이다.
다음으로는 조기진단이다. 초기 단계에서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노화에 따른 건망증과 달리 치매는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생겨 독립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평소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을 잘 치료하자.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비만을 경계한다. 매일 30분씩만 걸어도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 넘어지신 적 있으세요?
노인은 낙상으로 인해 골절을 입으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낙상으로 대퇴골 근위부가 골절되면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회복까지 약 6∼12개월이 소요된다. 골절부위 통증으로 인해 누워만 있게 되어 욕창 폐렴 폐색전증 근육 위축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얻는다.
낙상의 내적 요인으로는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부모님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 약이나 신경안정제, 겨울철 흔히 사용하는 감기약은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발에 걸리기 쉬운 전기 플러그나 기타 장애물은 걷는 데 방해되지 않는 곳으로 치워둔다.
약은 잘 챙겨 드세요?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어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한다면 △약을 몇가지나 복용하는지 △제시간에 잘 복용하는지 △중복해서 복용하지는 않는지 질문해본다. 혹시라도 약을 더 많이 드시거나 덜 드시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하신다면, 복용지침을 정확히 확인해 약 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드리자. 약을 잊지 않고 제대로 잘 챙겨 드시는 데 도움이 된다.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면 약상자를 한번 살펴보자. 복용하는 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여쭤보자.
슬프거나 우울한 적 있으세요?
노인은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슬프면 모든 기능이 다 떨어진다. 정신건강은 노인의 모든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예전에 비해 병원에서 설명되지 않는 불면증이나 통증, 소화불량을 호소하신다면, 노인성 우울증이 오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료 효과도 좋고 합병증도 막고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노인 스스로 건강한 신체리듬을 유지하는 게 좋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밝은 햇볕을 쬔다. 자주 통화해 부모님의 기분 상태를 파악해둔다. 노인성 우울증은 잘 호전되는 병이다.
잠은 잘 주무세요?
"잘 주무십니까?" "주무시고 나면 피로가 잘 풀리세요?" 이 두 질문이 부모님 건강을 한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함을 호소하신다면 수면의 질이 높지 않을 수 있다.
부모님이 지나치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조절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는 시간을 뒤로 조금만 늦춘다고 생각하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걸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