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위 아파트 대신 일터·쉼터 만든다
옛 서울시근로청소년복지관
광명 도심에 방치된 서울 땅
기재부 거쳐 광명시민 품으로
"광명시 한복판에 있는 축구장이지만 전에는 서울시 땅이라 광명시민은 마음대로 쓸 수 없었어요. 서울 팀에 우선권이 있었으니까요. 이제는 우리한테 우선권이 있으니까 훨씬 마음이 편해요."
지난 3일 오후 2시 경기 광명시 하안동 옛 서울근로청소년복지관 축구장에서 만난 이명재(75)어르신은 "이제야 순리대로 부지가 활용되는 것 같아 좋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광명시 금강(80대)축구단 경기의 심판을 봤다. 광명시축구협회 소속 상비군팀인 이들은 이곳에서 매주 화요일·목요일 1~2시간씩 경기를 한다. 상비군이 우선 사용하고 남는 시간은 광명시 유소년축구단 등 축구클럽들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이 축구장은 기획재정부 소유로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위탁관리하고 있다. 광명시가 캠코와 협의해 지난해 11월 3일부터 축구장을 광명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그러나 이곳은 불과 8개월 전만해도 서울시 땅이었다. 지난 1982년 12월 개관한 서울근로청소년복지관은 구로공단 등에서 일하는 여성근로자를 위한 아파트 9개 동과 복지관 3개 동, 운동장 등 6만2301㎡(1만8846평) 규모로 조성됐다. 그러나 지난 2013년 12월 서울시가 이곳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하고 2년 뒤 아파트에 입주한 여성근로자들을 퇴거시켰다. 이후 서울시는 2016년 4월 도시계획시설 공공청사 용도 폐지를 광명시에 요청하고 이듬해인 2017년 12월 복지관을 폐쇄했다. 복지관 부지가 민간에 매각되면 아파트로 개발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승원 광명시장은 1호 공약으로 '옛 서울근로청소년복지관을 광명시민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면적인 아파트 개발은 막겠다는 것이었다. 이미 주거지역이 밀집된 곳에 대단위 아파트가 공급될 경우 학교부족 교통난 등 도시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당시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만나 복지관 부지활용방안을 논의하며 해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서울시와 기재부 간 잠실부지 소유지분 관련 소송이 법원의 화해권고로 마무리돼 서울근로청소년복지관 부지와 잠실부지 지분을 서울시와 기재부가 교환하기로 한 것이다. 광명시는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양측에 토지교환 후 국유지 개발 요청 서한을 보내는 등 꾸준히 정부를 설득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에서 하안동 국유지(옛 서울근로청소년복지관)가 개발대상지로 선정됐다. 이어 지난 1월 14일 기재부와 광명시, 캠코가 국유지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재부와 광명시는 이곳을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기업·연구소·창업지원기관과 공원·생활편의시설 등 일터와 쉼터로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협약식에서 "옛 서울근로청소년복지관 부지 개발사업을 국가·지자체·민간 협업형 국유지 개발방식으로 추진,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의 자산가치가 2000억원에 달한다"며 "당초 매입방안도 검토했지만 국유지가 되면서 매입하지 않고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광명시나 시민 입장에선 더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원 시장은 "광명시 땅이지만 40년간 시민들이 활용하지 못한 공간을 되찾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시민 편의와 도시의 미래를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해 민선7기 1호 공약사업을 완성도 있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