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경쟁력 강화 올인 … STEM분야 3천억달러 지원

2022-02-07 10:25:01 게재

상·하원 혁신경쟁법안

외국인재 우대정책에 연구·개발·창업 지원

워싱턴 정치권이 미국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연구개발, 창업을 집중 지원하는 혁신과 경쟁 법안 등을 연이어 확정하고 있다.

미 상원이 2500억달러를 투자하는 '미국 혁신과 경쟁법안'을 지난해 6월 통과시킨데 이어 하원이 마침내 행동에 나섰다. 하원은 지난 4일(현지시간) 상원 법안 내용에 일부를 추가해 총 3500억달러를 투입하는 '미국 경쟁 법안'을 220대 210으로 가결했다.

상원 통과 후 8개월 뒤 하원이 움직인 것이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을 비롯해 지구촌 전체에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원안보다 하원안이 규모가 크고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양원간 조율을 거쳐 조만간 최종 법안을 확정,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원안이 공통으로 주력하고 있는 국가경쟁력 강화방안은 STEM 전공의 연구와 개발, 창업 등에 대한 집중 지원이다. 특히 흑인과 라티노(남미계),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등 소수계가 첨단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거나 기술을 개발하고 스타트업으로 창업할 때 10억달러 이상을 무상 지원토록 하고 있다.

미국 경쟁력 강화 법안에는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들이 다시 미국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하원 법안은 중국과의 경쟁을 넘어 지구촌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도록 광범위한 분야로 주력 지원대상을 확대하고 급변하는 사회상을 고려해 민간에게 유연성을 더 부여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안고 있는 소득계층별, 인종별, 성별 불평등 격차를 해소해 나가려는 방안도 담고 있다. 또 미국의 공급망, 제조업에도 지원을 더 늘려 최근의 공급대란, 미국회사들의 해외 유출이 재현되지 않도록 유도하려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상·하원 법안은 규모도 차이가 있고 서로 다른 부분을 담고 있어 전체 규모를 3000억달러 안팎으로 조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종안에는 국가경쟁력 강화와 직결되는 방안들만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한인을 포함한 이민자들이 과학기술, 전문직 근로자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이민협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STEM 분야 전문직 근로자 중 이민자는 2040만명이다. 전체 STEM 분야 미국 근로자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의료계와 박사학위 소지자는 외국태생이 거의 절반씩을 차지하고 있고, 컴퓨터 업종과 수학 분야 전문직의 경우 이 비율이 25%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민자들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서는 39%, 물리학자에선 40%를 차지한다. 특히 가장 어려운 직종인 의료계 전문인력은 45%로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아울러 이민자들은 미국사회의 고학력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들이 대학졸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4%이고 석사학위를 취득한 고학력자 중에서는 16%를 차지하고 있다.

의사와 변호사 등 전문직의 경우 이 비율은 17%로 더 올라간다. 특히 박사학위 취득자의 27%는 이민자 출신이다.

고학력 전문직 외국태생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면 미국태생 근로자를 더 많이 고용해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대학에서 STEM을 전공한 외국태생 100명을 고용하면 이들이 미국태생 근로자 262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인 취업우선을 내세우며 H-1B비자(전문직 취업비자)를 제한해 첨단분야 고급 인재의 유입을 가로막았던 트럼프 시절의 이민제한정책이 완전히 거꾸로 갔던 정책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졸업 후 OPT로 3년간 취업할 수 있는 STEM전공을 대폭 확대하고 교환연수 취업기간을 1년 반에서 3년으로 두배 늘리는 등 외국인재 우대정책으로 180도 선회해 한인 등 외국인재들에게 문호가 더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한면택 특파원 hanm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