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병홍 농촌진흥청장

"디지털농업으로 국민 먹거리 책임진다"

2022-02-10 12:19:48 게재

농촌일손 최소화, 생산성향상 위한 데이터로 디지털농업 구현

그동안 생산자 중심으로만 농정 편성, 소비자까지 포함해야

"그동안 농업농촌 정책이 생산자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까지 생각하는 단계로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농업으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좀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이 디지털농업을 강조하며 던진 말이다.

박 청장이 생각하는 디지털농업은 현재 농촌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일자리 문제다. 농촌에 청년들이 사라지고 남은 노인도 줄어들면서 결국 외국인근로자가 일자리를 차지하게 됐지만, 그마저도 코로나19로 일손이 멈춰버렸다. 디지털농업이 실현되면 불안정한 농촌 일손 문제와 생산성 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박 청장은 "일손이 멈춘 농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수단이 디지털농업"이라고 말했다.


1991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줄곧 농촌정책부서에 몸담은 박 청장은 농촌정책이 생산자 중심으로만 이루어진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장에 부임한 후 줄곧 이 문제를 고민했고, 디지털농업이 우리 농업농촌을 생명산업의 핵심가치로 부상시킬 수 있는, 현재까지 검토된 가장 확실한 키워드였다고 판단했다. 취임 2개월을 맞은 박 청장은 디지털농업과 함께 치유농업과 식량자급률 제고 등 주요 국정과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취임후 디지털농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는데

벼 재배의 경우 99%가 기계화됐다. 기계를 다룰수 있는 몇몇 청년만 있어도 벼 농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밭작물은 다르다. 인력이 필요한데 코로나19와 함께 외국인 일손이 끊겼다. 예측불가능한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디지털농업이 빠르게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팜 뿐 아니라, 노지재배에서도 디지털화가 필요하다. 이는 농촌의 지속가능성과 국가의 식량공급 문제와도 직결된다.

■디지털농업 정착을 위해 진행중인 사업은

지난해 디지털농업 촉진 기본계획을 세웠다. 디지털농업의 궁극적 목적은 데이터 구축이다. 농업과 농촌에 대한 데이터가 쌓였을 때 비로소 우리 만의 농업을 구현할 수 있다. 데이터는 기후 등 환경과 토양 정보, 생육 정보 등을 담고 있다. 환경과 토양정보는 전문기관에 의해 구축돼 있다. 중요한 것은 생육 정보다. 작물의 생육정보가 구축되면 생산성이 몇배 높아지고,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디지털농업이 중요하다. 시설농업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산성 향상 모델을 개발한 결과 토마토는 13.7%, 딸기는 30% 가량 증가했다. 벼농사에서 자율주행 벼 이앙기를 적용하면 노동력이 50% 절감되고, 드론을 이용하면 동력분무기 대비 방제노력이 87%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농촌의 역할이 다변화하고 있다. 생산자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농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치유 기능이다. 농촌이 식량 생산의 거점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잡으면 도농간 균형이 완성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치유농업 가치는 2017년 현재 3조7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치유농업법이 시행되면서 농촌진흥청에서는 치유농업추진단을 설립했다. 올해 치유농업사 배출을 위해 첫 시험을 시행했고, 전문인력이 양성 배출될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각국이 식량자급률 확보에 나섰다. 식량주권을 위해 진행중인 사업은

종자는 농업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원천으로 국가의 농업경쟁력을 결정할 뿐 아니라 전후방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우수품종 개발보급을 통해 외래품종 대체와 로열티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 10년간 주요 원예작물 4분야 13작목의 국산화율은 11% 증가했고, 로열티 자급액은 45% 감소했다. 로열티를 받는 품종도 늘어났다. 우리벼 '해들'과 '알찬미'는 2019년부터 이천에 보급돼 외래벼를 완전 대체했다. 품종독립이 곧 식량주권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가 밀·콩 자급률 높이기에 나섰다. 농촌 현장에서 반응은 어떤가.

농촌 환경에 적합한 2모작 재배 품종개발과 논을 활용한 재배 확대로 자급률 높이기가 시작됐다. 품질 균일성과 재배 안정성이 높은 품종으로 대체 보급해 밀 자급률을 2030년에는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콩의 경우 밭 중심으로 재배되지만 최근 논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추세다. 논에서 밀을 수확한 후 콩을 심는 방식으로 작부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이다. 60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은

농촌진흥청은 올해 45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한 정부업무평가에서 종합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최근 5년간 3차례 선정된 것은 디지털농업으로 전환, 탄소중립 대응 등 농식품분야 신성장 동력 창출 정책이 뛰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농업농촌의 전망이 밝지 만은 않다. 어려운 시기에 디지털농업으로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농촌진흥청이 돼야 한다. 특히 코로나19와 기후변화, 인구감소, 고령화 등의 변화에 직면한 농업농촌에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소비자와 함께 하는 진흥청이 돼야 한다. '이순'을 맞은 농촌진흥청은 농촌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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