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수익 보장' 일본 암호화폐 사건

2022-02-14 12:02:22 게재

쥬빌리에이스·젠코 고소, 피해자 2천명 … 수사 10개월째 거북이 걸음

암호화폐거래소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일본의 자동거래 시스템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를 유도한 사람들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14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암호화폐 시세 차이 수익 프로그램 '쥬빌리에이스'와 '젠코'에 투자해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한국 지역 운영진 6명을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고소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영국에서 개발돼 일본에서 부각된 쥬빌리에이스는 세계 암호화폐거래소의 실시간 시세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프로그램이다. 일본의 타마이씨가 2019년 4월부터 "인공지능(AI) 자동거래로 고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투자를 권유해 일본에서만 650억엔(한화 6750억원) 이상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국내에 들여온 A씨 등은 자신을 한국 운영진이라고 소개하고 2020년 초부터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온라인 밴드와 줌(ZOOM) 영상을 통해 "프로그램에 투자하면 6~13%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 원금의 3배가 될 때까지 시스템은 멈추지 않는다"고 피해자들을 유혹했다. 서울과 경기 분당 대전 울산 등을 돌며 투자설명회도 개최했다.

투자자들은 전자지갑 주소로 코인을 전송하거나 돈을 이체했지만 2020년 9월 사이트 출금이 막히면서 원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투자자들에 따르면 사건 피해자는 2000여명으로 피해액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사이트 운영자 타마이는 지난 해 11월 무등록 투자 영업을 한 혐의(금융상품 거래법 위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A씨 등을 집단 고소한 한 피해자는 "일본에서 각광 받는 다단계 피라미드 시스템으로 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에 1억5000만원을 투자하고 코인도 송금했는데 출금이 막혔다"며 "일당은 출금이 중지됐는데도 수익을 5배 보장한다면서 젠코에 또 투자하라고 부추겼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A씨 등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한편 지난해 5월 집단 고소가 있었지만 경찰 수사는 10개월이 지나도 진척이 없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다른 피해자는 "출금이 막히자 다른 프로그램에 재차 투자를 유도하고, 계속 환불 요구를 하면 아예 환불을 못 받게 하겠다고 (피해자를) 위협하는데 경찰 수사는 진척이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 했다.

경찰은 사건이 많아 부서가 과부하 상태인데다 피해자도 전국에 걸쳐 있어 수사가 늦었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일본 지부 관계자가 구속된 것으로 안다. 고소인 조사를 했고 사건은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원금 회수가 안 되는 부분은 본사에서 답을 안 해줘 아는 바가 없고 나는 한국 책임자도 아니다"며 "프로그램이 좋다고 생각해 상식적인 수준으로 소개했고 직접 돈을 받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경찰이 한번 전화한 후 이후에는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패해자측 한상준 변호사는 "해외에 기반을 둔 사기는 국내 최상위 사업자들이 수사가 잘 안 되는 측면을 노려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일본 주범들이 구속됐고 피해 금액도 큰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도 수사가 빨리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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