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유통업계 큰손으로 등장한 MZ세대

가치·환경 중시하지만 명품에는 통큰 소비

2022-02-15 11:02:01 게재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 맞으면 아끼지 않아 … 백화점·명품·친환경 제품 주 소비층으로

MZ세대가 유통업계 큰 손으로 등장하고 있다. MZ세대는 최신 트렌드와 경험을 중시하며 나를 위한 소비에 아끼지 않는 세대다. 이들은 SNS를 통한 자기표현에 거리낌이 없다. MZ세대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가 자신의 취향과 맞다면 통크게 소비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구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SNS 등에 인증해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파타고니아 '프라스틱은 영원하다 버리지 말고 입으세요' 캠페인 포스터. 파타고니아 친환경 캠페인은 MZ세대 가치관과 맞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진 파타고니아 제공


◆가치소비 중시 =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MZ세대 소비성향을 잘 반영한 브랜드가 뜨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가치 소비' '착한 소비'가 떠오르면서 친환경 중심 지속가능 경영을 펼치는 브랜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지속적인 친환경 행보로 MZ세대에게 인기다.

파타고니아는 자신들의 옷을 사지 말라고 광고하는 회사다. 파타고니아는 2011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뉴욕타임스에 '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란 광고를 게재했다. 자사 인기 제품인 재킷을 하나 생산하는데 따른 환경 피해를 부각한 것이다.

이 기업은 2019년 미국 월가 금융권 직원들이 파타고니아 옷을 '교복'처럼 단체 주문해서 입는데 대해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회사만 함께 일하겠다"며 "대량 주문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에는 지구 환경을 되살리는 유기농 표준 '재생 유기농 인증' 개발에 참여해 '착한 브랜드'로 MZ세대에게 큰 지지를 얻고 있다.

MZ세대 가치 소비에 부합해 국내 패션업계도 친환경 제품을 지속 선보이고 있다.

한세엠케이 'TBJ'는 신소재 및 재활용 원단으로 친환경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 '남성 하이넥 아웃포켓 점퍼'는 동물 털을 사용하지 않은 신소재가 사용돼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에게 인기가 좋다.

노스페이스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식 단복에 '노스페이스K-에코 테크'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소재를 활용했다.

나우도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을 재활용한 원단을 사용해 제품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들어선 MZ세대 생활용품 전문관. 사진 현대백화점 제공


◆백화점 주 고객으로 = MZ세대는 친환경 소비와 달리 통큰 소비 주체로도 떠 올랐다. MZ세대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는 소비에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코로나19 불황속에도 MZ세대가 온·오프라인 유통가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명품 구매와 재판매로 명품 중고시장이 활성화 되고, 골프 열풍에 따른 골프의류 매출에서도 MZ세대 소비력이 커지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은 개점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다. 지난해 매출 1조원를 달성한 백화점은 11곳으로 사상 최다이다. 유통업계는 MZ세대가 백화점 명품시장 큰손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백화점별 20~30세대 명품 매출 비율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이 45.4%, 신세계백화점이 50.5%, 현대백화점은 48.7% 등 절반 가량을 기록 했다.

중고 명품시장에서도 MZ세대가 이끌고 있다. 명품을 원하는 MZ세대들에게 가격 부담을 덜 수 있어 중고명품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골프 열풍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MZ세대가 골프웨어 시장에서도 새로운 고객으로 떠올랐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인 만큼 선호하는 브랜드도 다양하다. 마크앤로나, 지포어, 세인트앤드류스, 제이린드버그 등 여러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떤 마케팅도 성공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MZ세대가 유통업계 큰손으로 등장한 만큼 이들 특징과 성향을 반영한 제품개발과 마케팅을 진행해야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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