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 확대 … 2차 하락 경계해야

2022-02-23 11:06:16 게재

새로운 뉴스 나올 때 마다 금융시장 출렁

원자재가격 상승·인플레 압력 심화 주목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주요국 증시 변동성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번 전쟁 리스크는 단순히 두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도 개입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시장의 초기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겠지만 경제제재 조치 등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 심화 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스피 상승 출발 … 2720대 회복│코스피가 상승세로 출발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코스피 장 초반 상승세 … 2720대 회복 = 23일 코스피 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전일 장중 2600선까지 하락한 것과 달리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일보다 20.64p(0.76%) 오른 2727.43에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15.76p(0.58%) 오른 2722.55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8.68p(1.00%) 오른 876.79에서 등락 중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관련된 새로운 소식이 나올 때마다 급락세를 보이면서 출렁이는 등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시장이 단기간 내 반등할 가능성은 낮고, 2차 하락을 경계해야 할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침공에 대한 미국의 1차 제재는 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 연설 직후 뉴욕 3대 지수는 하락폭을 축소했다"며 "시장이 우려했던 러시아의 국제 결제망 배제, 수출 차단 등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점에서 낙폭 일부를 만회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의 추가 움직임 강도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확산된 여파로 하락했다가, 반발 매수세로 상승하기도 하는 등 헤드라인 뉴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확장된 국경을 언급하며 추가적인 우려를 부각시켜 낙폭이 확대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예상보다 양호한 제재와 외교적인 해결을 언급하자 낙폭이 축소됐다. 이후 미국이 발트해 연안에 전투기와 군대를 파견한다는 소식에 재차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증시의 하방압력을 높이는 것은 통화정책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기 불안이 가세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는 증시 변동성에 플러스알파 역할을 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된다고 해서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이 단기간에 추세반전을 하고, 상승추세를 재개해 나갈 가능성은 낮다"면서 "긴축, 경기불안으로 인한 글로벌 증시의 2차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경제제재 확대는 불가피 = 러시아에 대한 서방국들의 경제제재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국영기업에서부터 주요 요인까지 광범위한 경제제재가 예상된다"며 "그러나 러시아 측은 유럽에 가스관이라는 유효한 압박수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경제제재에도 가스관 가동은 지속될 수 있고 만약 러시아와의 전면적 교역 중단 등의 극단적 카드를 선택한다면 에너지가격 급등은 불가피하며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전쟁 리스크가 단순히 양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들도 개입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간스크인민공화국 등 친러 분리주의 국가에 대한 독립을 승인했고, 해당 지역에 평화 유지군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이런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이를 규탄하면서 강력한 제재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으며, 미국은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증시에 잠재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요인도 상존한다. 지정학적 갈등의 추가 격화, 혹은 극단적으로 전쟁 발발 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현지 부품 조달 뿐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자체가 마비된다면, 지금 시장이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난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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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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