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기간'에 쏟아진 변수들 … 대선승패 가르나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에 안보 이슈까지 … 보수진영 결집 가능성
산불·코로나 확산으로 민생고 커져 … 여당 '위기극복 능력' 강조
7일 중앙선관위와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오후 5시부터 이뤄진 코로나19 확진·격리자 투표 과정에서 부정선거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부실 관리 행태가 대거 확인됐다. 여권은 후폭풍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 여당 지도부와 이재명 대통령후보, 여당소속인 서영교 행안위원장 등이 중앙선관위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책임소재를 분명히 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중앙선관위가 철저히 준비했다면서 어제(5일)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우리 당에서는 대단히 중대한 사고로 보고 있다"며 "진상규명 후에는 책임을 단단히 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유감을 표명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 경위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세하고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우상호 여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선관위 부실관리)문제에 대해서는 저희도 한목소리로 질타를 했습니다만 이 문제가 선거 쟁점이 되어서 어느 쪽의 유불리를 만들 그런 사안은 아니라고 보여진다"며 "이 문제조차 쟁점화하려고 하는 것은 저는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지층 결집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저희 당에서 철저히 감시하고 정권이 바뀌면 그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테니 걱정 마시고 3월9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 달라"고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국민 무서운 줄 모르고 얕잡아보는 이 정권에 국민 무서운 것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신들에 권력을 위임한 국민을 자신들의 발아래 두는 오만을 압도적인 승리로 심판해 달라"고 했다.
보수진영에서는 사전투표의 부정 가능성을 제기해 온 데다 확진자 투표 과정에서 벌어진 '기표 투표용지 발견'이나 '투표함이 아닌 바구니나 쓰레기봉투에 기표용지를 넣는 행위' 등이 나오면서 정권심판론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높은 사전투표율(36.9%)이 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통설에 따라 보수진영이 투표참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겨야 수사가 가능하다"고 했다.
◆본투표 당일 확진자수 고공행진 예상 = 코로나19 확산과 거리두기 완화 정책을 두고 K방역에 대한 평가 역시 변수다. 여당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위중증자와 사망자 수치를 들이밀며 '성공한 방역'을 앞세웠고 국민의힘은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위중증자와 사망자 급등 수치를 제시하며 '실패한 방역'을 강조했다.
투표일인 오는 9일까지도 정점에 이르지 않아 확진자, 위중증자,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여야간 신경전이 더욱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학기초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혼란도 학부모 등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로 선거 당일 자가치료자들이 많아진다는 점 역시 선거 결과에 미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미 자가치료자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하루 확진자수가 25만명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7일간 격리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거일(9일)에는 자가격리자가 200만명 내외에 달할 전망이다. 이들 중 누가 투표장에 나올지, 얼마나 나올 수 있을 지에 따라 승부의 주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 정부를 지지하는' 표심이 작용, 여당에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번에도 이같은 '정권지지론'에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정권심판론'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안보와 산불로 '위기 의식'도 = 안보와 산불은 위기대응능력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북한이 올해 들어 9번째 미사일 발사를 선거 나흘 전에 단행하면서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풍'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전쟁 거부 여론과 강력한 안보를 지향하는 표심이 세대별로 다르게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산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대표적인 보수지역인 경북과 강원도 지역을 휩쓸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여당의 발빠른 조치와 문 대통령의 현장방문 등으로 여론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진화가 지연되고 있고 이재민이 급증하면서 여론지형이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정부 책임론에 무게를 두고 비판공세에 나선 반면 여당은 위기극복 리더십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당 핵심관계자는 "산불 같은 최근의 많은 위기상황에 대해 여당에서는 누가 위기를 제대로 극복할 것인지를 호소하는 '유능한 대통령론'으로 표심을 모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