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2022-03-14 10:59:02 게재

전경련, 500대 기업 조사

위험요인은 물가상승

대기업 절반 정도가 올해 투자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다. 응답자 50.5%는 올해 투자계획이 없거나(12.4%)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38.1%)고 응답했다. 조사는 2월 17~24일 진행됐으며 응답기업은 105개사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8.5%다.

올해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49.5%다. 이 가운데 절반은 투자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비중은 38.5%,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비중은 11.5%였다.

기업들이 올해 투자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세,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 불안정(37.7%) △대출금리 인상ㆍ금융권 심사 강화 등 외부 자금조달 환경 악화(20.5%)를 양대 요인으로 꼽았다.

전경련은 올해 투자규모 미확대 사유 가운데 대부분(74.4%)이 기업 내부사정보다는 대외환경이 취약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올해 투자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위험요소로 △원자재발 물가상승 압력(38.9%) △주요국 통화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위축(19.4%) △치명률 높은 변이바이러스 출현(15.5%)을 지목했다.

해외진출 기업들의 국내 유턴의지는 코로나19 2년새 눈에 띄게 증가했다. 현재 리쇼어링(자국 복귀)을 고려중이라는 기업 비중은 2020년 5월 3.0%에서 2월 27.8%로 9배 이상 늘었다. 국내 경영환경이 개선될 경우 검토 가능하다는 답변도 29.2%에 달해 10곳 중 6곳(57.0%)이 리쇼어링 추진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보였다.

국내 투자환경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 기업 10곳 중 1곳(13.3%)만이 '만족'(11.4%) 또는 '매우 만족'(1.9%)한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9곳(86.7%)은 국내 투자환경이 '보통 이하'라고 응답했다. '보통'이라는 응답비중은 62.9%, '불만족'이라는 응답비중은 23.8%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이 올해 원자재가격 고공행진 등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주저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신정부는 기업들의 국내투자를 유인하고 동시에 리쇼어링을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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