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5부시장제 이번엔 실현될까
서울시, 인수위에 자치조직권 확대 요청
행정수요·시대변화 따른 신속대응 필요
타 시도와 형평성 vs 지자체 자율권 확대
서울시가 새정부 인수위에 부단체장 정원 자율화 등 자치조직권 확대를 적극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5부시장제가 도입될지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서는 공무원들의 '자리 늘리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새 부 인수위에 제안할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 시 제안사항은 부동산 분야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비중있게 건의할 내용으로 자치조직권 확대가 있다. 부시장 정원 확대도 그 중 하나다. 현행 법은 지자체가 부단체장 수를 늘리거나 행정기구를 설치할 경우 정부 통제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부의 기준인건비제도, 지방의회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실·국·본부 수를 대통령령으로 제한, 지방정부를 이중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그간 부시장 정원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20년에는 경제부시장, 기후부시장을 임명하고 법 통과가 될 때까지 위원회 체계로 운영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1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논의 당시 지자체 기구정원·부단체장 확대 등을 자율로 한다는 내용이 정부안에 포함됐다. 하지만 최종안에는 지자체 간 형평성, 직급 인플레 등을 이유로 빠졌다.
정부 논리 핵심은 지자체간 형평성이다. 서울시는 특별법에 의해 부시장이 차관급 지위를 갖는다. 타 시도는 1급 한명 늘리기도 어려운데 서울시엔 차관을 5명이나 두는 건 불합리하다는 얘기다. 경기도도 가만 있지 않을 태세다. 경기도는 인구 수가 서울시보다 400만명이나 많다.
서울시도 할 말이 있다. 현행법상 지자체 기구정원, 조직구성 등은 인구 수를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 같은 기준에서 예외다. 행안부가 정해주는 정원 규정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구조다.
서울시가 타 시도처럼 부시장 직급을 1급으로 내리면 될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행정수요상 정히 필요하다면 차관급인 현 부시장 직급을 한 단계 내려서 해결하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자율성을 확대해달라는데 되레 직급을 강등하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자치와 분권의 확대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법 개정 당시 실패한 자치조직권 확대가 진전될 가능성에 기대를 품고있다. 새정부 인수위는 지역균형발전특위를 신설키로 했다. 마침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분권형 입법, 지방자치를 확대하는 방향에는 여야 이견도 없다. 인수위 내에 균형발전특위를 만든 것도 표심 공략의 일환이라 자치조직권 확대에 유리한 상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요청의 핵심은 부시장 수 늘리기가 아닌 자치조직권 확대와 지자체 자율성 강화"라며 "부시장 정원, 행정기구 설치 등 지자체 운영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이 아닌 조례로 정하도록 법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시장 수를 늘리는 문제도 중앙정부가 통제해야 한다는 시각을 버리고 자율에 맡기자는 것이다. 중앙정부 승인이 아닌 시민 눈치를 보게 되면 오히려 신중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행정혁신에 대한 구상을 선제적으로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자리 늘리기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급변한 행정수요를 주도적으로 돌파하려는 1인가구 부시장, 세계 5위 창업도시를 표방한 만큼 스타트업 부시장 등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상철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전임 시장 때도 부시장 확대 등 자치조직권 확대 논의가 있었지만 명목상 명예직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회의론도 있었다"며 "시장이 독점하는 행정 권한을 얼마나 전문화하고 실질적으로 배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