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돋보기 졸보기│ 비대면소비시대, 달라진 식품업계 생존전략

인터넷쇼핑몰에 공들이고 구독경제 확산

2022-03-15 11:30:58 게재

할인은 기본, 맞춤상품 소개에 간편결제도 … 작년 음식료품 온라인거래액 24조원

'클릭' 몇번이면 집 앞까지 배송해 준다. 먹을 것 입을 것은 물론 놀 것까지. 판매직원과 말 섞을 필요도 없다. 매장 같은 데 안 가본지 오래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장보기 풍경이다. 바야흐로 온라인쇼핑, 비대면소비시대다.

맛보고 사야 '직성'이 풀렸던 식음료제품 역시 요즘은 인터넷 구매가 대세가 됐을 정도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2021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20년보다 21% 증가한 192조8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38조1951억원으로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71.6%. 특히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살펴보면 음식서비스의 경우 25조6847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48.2% 증가했다. 식음료품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전년대비 26.3% 증가한 24조8568억원에 달한다.

식음료업계가 '온라인 소비자' 붙잡기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전용 제품을 내놓고 있다. 앞다퉈 자사몰을 개편하고 온라인상 할인경쟁도 치열하다. 식음료업계 생존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 전용 제품 효과 =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쇼핑 무게추가 옮겨가면서 온라인 전용 제품이 효과를 보고 있다.

오뚜기 '고기리 들기름막국수'와 '고기리 들기름막국수용 육수'(사진)가 그렇다. 두 제품은 오뚜기몰과 네이버, 배민쇼핑라이브, 카카오메이커스 등 온라인 채널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구입·보관은 물론 조리 편의성으로 출시때부터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모았다. 온라인몰과 라이브쇼핑 등에서 100차례 이상 완판됐을 정도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강의 영업력을 자랑했던 오뚜기마저 비대면소비시대 온라인에 공을 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온라인전용 상품이 잘팔리면서 자체 쇼핑몰에도 공을 들이는 식품업체들이 늘고 있다.

hy(한국야쿠르트)는 온라인 통합 플랫폼인 '프레딧'(사진)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전면 개편했다. 우선 푸드와 라이프로 구분했던 메인 화면을 통합했다. 다양한 상품을 한 화면에 노출해 앱 사용에 따른 터치 횟수를 최소화했다.

디자인은 직관적으로 바꿨다. 주요 카테고리는 퀵 메뉴로 구성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또 반복 검색어, 구매 이력 등을 동일 표본 집단 빅데이터와 연동시켜 맞춤형 상품을 소개한다. 결제 정보를 등록해두면 별도의 인증 없이 결제 가능한 '프레딧 간편결제'도 운영한다.

동원그룹도 자사몰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계열사와 사업부로 분산 운영되던 온라인 조직을 통합했다. 동원디어푸드를 신설하고 동원몰 운영을 맡겼다. 동원몰은 식품 전문 쇼핑몰인 동원몰, 온라인 장보기 마켓인 더반찬& 등 동원 계열사가 생산, 판매하는 모든 제품을 취급한다.

편의성 강화를 위해 간편 결제시스템인 동원페이를 구축했다. 동원페이에 신용카드 등 결제수단을 등록하면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간단한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또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밴드플러스를 통해 연회비 3만원을 내면 1년간 동원 제품 최대 15%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 공략 =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소비 비중이 높아지면서 온라인 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자) 공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1인가구 증가 추세 등을 고려 '구독경제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독경제는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과 소비형태를 통칭하기 위해 만든 용어로 사용자가 일정 기간 구독료를 내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5조9000억원이었던 구독경제 서비스시장은 지난해 40조원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구독경제 서비스 품목은 크게 늘고 있다.

오뚜기의 경우 정기구독 서비스 '오늘도'를 운영 중이다. 오늘도는 지난해 10월 2차 회원을 모집했다. 선착순으로 가입한 88명 고객에게 매월 다른 콘셉트로 구성한 '랜덤박스'를 주는 서비스였다. 랜덤박스는 2만원 상당으로 3개월 동안 3번 받아볼 수 있다. 두가지 테마 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신제품은 물론 오뚜기 마케팅실에서 추천하는 제품으로 구성했다. 적은 돈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

롯데제과도 '신선함과 맛을 제공한다'를 주제로 구독 서비스 '월간 생빵'(사진)을 선보였다. 공장에서 생산한 빵을 중간 과정 없이 바로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월간 생빵'은 매월 다른 테마를 선택, 신제품을 포함한 그 달 주제에 맞는 제품들로 구성한다. 이용자 호기심을 위해 제품 구성 내용은 제품을 받을 때까지 비공개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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