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둑

하구둑 개방으로 낙동강 하구 생태계 되살린다

2022-03-18 11:00:47 게재

1987년 이후 35년 간 하구 차단

해수유통으로 기수생태계 복원

"예성강이나 임진강, 한강의 경우 아예 하구둑이 없으니까 바닷물 조위에 따라 하구 수위가 따라서 올라가고 떨어지면 또 같이 내려간다. 완전히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약사항이 전혀 없어야 한다."

김화영 환경부 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장의 말이다.

"그렇게 운영하기에는 하구둑 건설 이후 취양수 시스템이 너무 많이 달라져 있다는 것인가?"

"가장 가까운 데 있는 취수장이 대저수문인데 거기가 하구둑에서 15km 지점이다. 그래서 환경부에서 하구둑 개방 범위를 설정할 때 15킬로미터 이내까지만 기수역을 조성하는 것으로 했다."

"2019년 시범개방 이후 모니터링을 꽤 오래 진행했는데 구체적인 어류상 변화 같은 게 있는가?"

"숭어는 실제로 이제 강물 위로 뛰어서 올라가는 게 보인다. 뱀장어나 실뱀장어도 실증실험 결과 과거에 비해서 많이 잡힌다. 바닷물에서 사는 고등어가 하구둑 7km 상류에서 잡히기도 했다."

김 지사장은 "무제한 해수유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용수공급에 문제 없게 하구둑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대조기에 맞추어 해수유통을 하고 있다"며 "지금은 가뭄이 계속되고 있어서 조금만 유입해도 바닷물이 상류로 많이 올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하구둑은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과 강서구 명지동 사이를 잇는 낙동강 하구의 방조제 이름이다. 낙동강하구둑 건설 이후 안정적 용수 확보 등 순기능도 있었지만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의 환경 파괴와 낙동강 하류 수질이 악화되는 등 역기능도 나타났다. 2022년 2월 10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하고 18일부터 본격 해수유입을 시작했다.


◆염분 피해 막기 위해 1987년 11월 준공 = 낙동강하구둑은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과 강서구 명지동 사이를 잇는 낙동강 하구의 방조제 이름이다.

1983년 9월에 착공해 1987년 11월에 준공된 길이 2230m, 최대높이 18.7m의 콘크리트 중력식 대형댐이다.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았고 총 공사비 1896억원이 들어갔다.

낙동강하구둑 전망대 옆에 있는 통합운영센터. 실시간으로 하구둑 일대 수위와 수량, 염분 농도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낙동강 하구 유역의 하상은 연약지반이 50∼60m에 이르는 두터운 퇴적층이라 강철파일로 하구둑 본체를 지지하는 기초를 시공했다. 기초에 직경 600㎜, 두께 18㎜, 길이 약 40m의 강철파일 882개가 들어갔다.

당시 정부가 밝힌 하구둑 건설의 주목적은 염분 피해 방지와 연간 6억4800만톤에 이르는 용수 확보였다. 중동지역의 건설경기가 퇴조해 국내에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필요한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하구둑 건설 전 낙동강 하구는 밀물 때 바닷물이 상류 약 21㎞에 지점에 있는 물금 취수장까지 올라와 부산시 상수원 취수를 어렵게 했다. 대조기 때는 더 상류인 밀양시 삼랑진읍까지 바닷물이 올라갔다. 바닷물은 김해평야의 농업용수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낙동강하구둑 건설 이후 안정적 용수 확보 등 순기능도 있었지만 동양 최대 철새 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의 환경 파괴와 낙동강 하류 수질이 악화되는 등 역기능도 나타났다.

하구둑이 교량으로 이용되면서 낙동강 하구의 문화재보호구역 248㎢ 중 을숙도 지역 13㎢가 현상변경됐다. 하구둑 동쪽 사하지역의 갯벌 198만㎢가 문화재보호구역에서 해제되고 매립됐다. 드넓은 갈대밭과 갯벌이 펼쳐졌던 낙동강 하구에 사하공단이 들어섰다.

하구둑이 생기기 전 낙동강 하구는 재첩 산지로 유명했다. 하단5일장 재첩국 할매가 유명했고 하단동과 삼락동 일대에는 재첩국집도 많이 있었다. 하구둑 공사 이후 재첩은 대부분 사라졌다. 상류 안동까지 올라오던 낙동강의 명물 은어도 자취를 감추었다.

◆바닷물과 강물 만나는 기수역 복원 = 2017년 정부는 낙동강하구둑 수문 개방을 통한 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해 중앙부처, 지자체가 함께 낙동강하구둑 운영개선 및 생태복원 방안 1단계 연구를 추진했다.

1단계 연구는 낙동강하구둑 개방으로 해수가 유통될 경우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게 핵심이었다. 주요 내용은 △하구둑 부분개방 실험 시나리오 마련 △3차원 수치모형 구축 △시나리오별로 하천과 해양 등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이었다.

2단계 연구는 1단계 연구결과를 토대로 '낙동강 하구 환경관리를 위한 실무협의회' 논의를 거쳐 2018년 하반기에 착수됐다. 실무협의회는 환경부·국토부·해수부·농식품부, 부산시·울산시·경남도,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 12개 기관으로 구성됐다.

2단계 연구의 핵심은 △수리모형 실험(구조물 안전성 검증) △하구둑 수문개방 시범운영(실증실험) △수문개방을 통한 기수역 조성 및 생태복원 방안 제시 등이었다.

기수역(汽水域)은 강물(민물)과 바닷물(해수)이 만나는 강 하구로 염분 농도가 강물보다는 높고 바닷물보다는 낮은 곳이다.

2019년 6월 6일 낙동강 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을 위한 '낙동강하구둑 운영 실증실험'이 40분 동안 실시됐다. 오후 10시 40분 하구둑 좌안 수문 1기가 40분 동안 개방됐다. 9월 17일에는 1시간 동안 수문을 개방했다.

2020년 6월 3차 실증실험은 해수유입 시간을 대폭 늘려 장기간에 걸쳐 염분이 누적 유입되었을 때 하구둑 상류로 이동하는 거리를 확인했다. 하구둑 안 하천수위보다 바깥 바다 조위가 높아지는 대조기에 수문을 개방해 여러차례 해수를 유입시켰다.

첫 대조기 기간인 6월 4일부터 8일까지 총 5일 동안 하루에 한번 수문 1기를 개방해(30~50분) 총 258만㎥의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유입된 염분은 민물과의 밀도 차이에 의해 하천 바닥으로 가라앉아 상류로 이동했다. 유입 횟수가 반복될수록 하천 저층에서 염분 농도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기간 염분은 최장 11㎞ 지점에서 확인됐다.

두번째 대조기인 6월 19일부터 25일까지 7일 동안에는 하루에 한번씩 총 7회에 걸쳐 614만㎥의 해수를 다양한 방식으로 유입시켰다.

염분은 최장 12.1㎞ 지점에서 확인됐다. 실험 이후 유입된 염분은 하천 방류 등을 통해 대부분 희석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수역 어종 수문으로 이동 확인돼 = 이 기간 동안 수문 1기를 위로 열고 수문 아래로 바닷물고기가 상류로 이동하는지 생태소통 가능성을 점검했다.

하구둑 상류 4개 지점과 하류 1개 지점에서 개방 이후 전반적으로 물고기 종수와 개체수가 증가했다. 고등어 농어 전갱이 등이 상류까지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장어 등 회귀성 어류도 확인됐고 청멸치 무리와 전갱이 등 기수역 어종이 수문을 통해 이동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2022년 2월 10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했다. 매월 대조기마다 바닷물을 유입하되, 용수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구둑 상류 15㎞ 범위 이내로 기수역을 제한하고 주변지역 토양·지하수 염분 변화 관측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물관리위원회 '기수생태계 복원' 의결 = 이진애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장은 "이번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의 의결로 낙동강 하구가 가진 소중한 자연성의 가치가 회복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농·공·생활용수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낙동강 하구는 높은 생물다양성을 지닌 동양 최대 철새도래지이자 기수생태계였다. 그러나 1987년 하구둑을 건설한 이후 어종이 단순화되고 식생이 변화해 도래하는 철새가 감소하는 등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가치가 훼손됐다.

정부는 낙동강 하구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해 2017년부터 '낙동강 하구둑 수문 시범개방'을 추진했다. 시범개방에서 염분 피해 없이 용수공급과 기수생태계 복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 하구둑 개방에 대해 입장이 다른 이해관계자들과도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염분 피해 우려도 줄어들었다.

정부는 낙동강 하구 복원 노력이 국내외로 확산될 수 있도록 낙동강 하구 복원과정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2월 18일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비전 보고회' 때부터 하구둑 상류로 본격적인 바닷물 유입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연중 자연상태에 가깝게 기수역을 조성하고 이에 따른 하구둑 상·하류의 생태·환경·시설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관측할 예정이다.

공동기획 :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내일신문

남준기 기자 namu@naeil.com
남준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