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

인수위 균형발전특위에 거는 기대

2022-03-22 11:28:06 게재

새정부 인수위에 예상과는 달리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설치됐다. 반전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기간 내내 수도권 공약만 쏟아냈다. 반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정책은 외면했다. 균형발전정책은 10대 공약에 들어가지 않았고, 지방분권은 공약집에서 통째로 빠졌다.

그랬던 그가 당선 직후인 지난 11일 같은 당 소속 광역단체장과 통화한 직후 반전을 선택했다. 반전의 배경에는 6.1지방선거 등 여러가지 정치적 계산도 들어갔을 것이다. 그래도 '현장'의 목소리가 생각을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됐다면 잘된 일이다.

지역공약, 국정과제에 포함될지 관심

일단 전국 지자체는 고무된 모습이다. 우선 당선인의 지역공약을 국정과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전국 지자체는 전담대응팀을 꾸려 지역공약이 국정과제에 포함될 수 있도록 뛰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은 신이 났다. 부산시의 경우 당선인이 공약한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 이전을 통해 부산을 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인수위에 내밀 방침이다. 대구시도 당선인이 공약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섬유염색 산업단지 첨단화 등을, 경북도는 원전복원·가속기 기반 신산업 등을 각각 국정과제로 요청할 생각이다.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도 마냥 손놓고 있지는 않다. 광주시는 윤 당선인의 공약인 인공지능 대표도시와 도심 광주공항 이전 추진 등을 국정과제로 채택해주길 바라고 있다. 전남도는 에너지산업과 흑산공항 건설, 국립의과대학 설립 등을 목표로 뛰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힘이 부친 모습이다.

충청권과 부·울·경 등 대선후보간 표차가 적었던 지역은 셈법이 복잡하다. 대표적인 사안이 우주청 위치다. 대선기간 윤석열 당선인은 경남에, 안철수 위원장은 대전에 각각 설립하자는 입장이었다. 당연히 균형특위 선택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지자체들은 새정부 인수위가 균형특위에 지자체 공무원들을 파견받겠다는 것도 높게 평가한다. 역대정부 모두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균형발전정책을 수립해왔지만 결국 수도권 초 집중 현상을 막지 못했다. 그래서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수도권 거주 중앙정부 관료들에게 설계하고 집행하도록 하는 것은 모순된 일이라고 지적한다. 지자체들은 이번 기회에 균형발전정책 수립에 지방현장의 목소리를 불어넣을 심산이다.

지자체에게는 시·도별 지역현안 해결이 중요하지만 인수위 균형특위는 새정부 5년을 관통할 청사진을 내놓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인수위가 전체적인 방향을 정하지 않고 선별적으로 지역공약만 국정과제로 수용하는 방식으로는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을 이뤄내기 힘들게 된다. 윤 당선인이 김병준 위원장을 임명하면서 "국가운영 방향을 잡아 달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더해 인수위가 '당선인의 공약만을 다루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선인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공약이 빈약한 만큼 인수위가 안철수뿐 아니라 이재명·심상정 후보 공약까지 면밀히 검토키로 방침을 정한 것은 좋은 일이다.

현재 지자체들은 균형발전의 공통과제로 메가시티와 지방소멸 대응 특별법 제정, 2단계 공공기관 이전 등을 꼽는다. 특히 지방소멸에 민감한 경북과 전남이 적극적이다. 경북도는 '수도권 인구분산 국가계획 수립과 주요 국가기관 이전'을 주문했고, 전남도 역시 '지방소멸 대응'과 '공공기관 이전'을 지방 공통의제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정부가 메가시티나 제2 공공기관 이전 같은 문재인정부의 핵심과제를 그대로 이행할지는 의문이다. 이것 역시 인수위가 결정해야 할 문제다.

특위 성공여부는 현장 목소리 수용에 달려

아직 새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은 백지상태나 다름없다. 또한 인수위 내 조직의 위상도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역할의 한계를 분명히 정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래서 인수위가 짧은 시간 내에 새정부 지방분권·균형발전 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유행한 사자성어가 있다. '우문현답'이다. 이 말은 '우매한 질문에 현명한 대답'이라는 본뜻 대신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이다. 균형특위의 성공여부는 '현장'의 목소리를 얼마나 수용할지에 달려있다. 어려운 길이지만 새정부 인수위가 감당할 몫이다.

홍범택 자치행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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