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대통령거부권" … 민주당에 밀려드는 '입법독주 유혹'

2022-03-25 11:38:15 게재

정치·검찰·언론 '개혁 3법' 단독처리 불사 요구 강해

윤호중 "4월 내 완성", 박홍근 "4월국회 첫 관문"

친문·친이재명 강성지지층 요구에 '성과 보여주기' 부담

"국민들은 관심 없다 … 독주·내로남불, 지방선거 악재"

더불어민주당이 '입법독주' 유혹에 휩싸여 있다. '문재인·이재명 수호'를 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언론개혁 그리고 '다당제 정치개혁' 등 개혁 3법이 핵심이다. 4월까지는 끝내야 한다며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거대여당'에서 '거대야당'으로 바뀌면 '대통령의 거부권'이 버티고 있다는 현실론이 작동하고 있다. 지지층에게 '성과'를 보여주며 지방선거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하지만 고민은 "국민들은 큰 관심이 없다"는 현실이다. 오히려 '독주'와 '내로남불'로 읽혀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명분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당대표격인 비대위원장과 이재명계로 불리는 원내대표 박홍근 의원이 지지층을 겨냥해 문재인,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며 "4월안에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에서 결론을 내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여야 간사와 이야기하는 김태년 정개특위 위원장│김태년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해진 야당 간사(오른쪽), 김영배 여당 간사(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 의원은 "5월부터는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입법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검찰개혁법이나 언론개혁법, 정치개혁법에 거부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때는 여당때와 달리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켰다고 하더라도 일방통행에 대해 대통령의 거부권이 막아설 수 있다는 얘기다.

◆강해지려는 민주당 = 윤호중-박홍근 지도부는 '강한 민주당' 이미지다. 윤석열호의 질주를 172석의 힘으로 막아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윤 비대위원장은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완료하겠다고 했다. 검찰개혁에는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검찰의 수사권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들어가 있다. 언론개혁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이 핵심이다. 윤석열정부가 검찰과 공영방송을 이용해 검찰공화국과 제왕적 권한 행사에 나설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취임도 하기 전부터 노골화되고 있는 윤석열 당선인의 독선과 오만, 막무가내식 제왕적 행보에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수차례 검찰개혁법안과 언론개혁법안의 4월내 통과를 강조한 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 제 1당으로서 민생과 입법을 주도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먼저 갖는다"며 "어제 윤석열 당선자와의 통화에서 민생과 안보만큼은 여야가 없다는 맘으로 힘을 모으겠다며 국회와 적극 소통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는 "여야가 얼마만큼 협력하느냐는 전적으로 윤석열 당선자 의지와 국힘 태도에 달려있다"며 "새로운 여야 관계설정에 첫 관문은 3, 4월 국회를 민생과 개혁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원내대표선거 정견발표에서 "정치적 보복과 검찰의 전횡이 현실화하지 않게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 한 발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험난한 정치개혁의 길 = 정치개혁의 핵심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이다. 민주당이 약속한 공약 중 하나로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국민의힘 역시 강하게 버티고 있다.

정개특위 김영배 민주당 간사는 "지난 번 대선에서도 윤석열 후보조차도 본인의 평소에 그런 생각이었다 하면서 다당제 정치를 찬성했다"며 "기초의원부터 다당제 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중대선거구제를 본격 도입하고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다양한 정당의 진출 가능성이 있도록 3~5인제로 선거제도를 변경하자"고 했다. "1035개 지역구 중에 약 600개 가까이가 2인 선거구"라며 "2인 선거구제를 폐지하고 3~5인제를 도입한다면 다양한 소수정당들도 풀뿌리정치부터 참여해서 효능감을 높이고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된다"고 했다.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 등은 연일 '선거법 개정'으로 개혁의 성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의당은 '대선때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대선국면에서 이재명 지사와 단일화했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당제와 정치개혁을 찬성하는 정치세력을 모아 조속히 정치교체가 시작된다는 희망의 싹을 키워야 한다"며 "초박빙으로 끝난 대선 결과를 통해 국민이 민주당에 요구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여당 내부에서도 "정의당 등 진보진영과 손잡고 밀어붙여서라도 정치개혁을 위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최강욱 의원의 선전 의미는 = 민주당이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선거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엔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수도권 중진의원은 "민주당이 사람 이름을 앞에 걸고 '지키겠다'고 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문재인, 이재명 지지층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그렇게 가면 민주당이 더 어렵게 된다"고 했다. 그는 "개혁법안을 강행처리하면 독선, 내로남불 등 그동안 심판받은 것들 뿐만 아니라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을 비판했던 단어들이 그대로 우리에게 꽂히게 된다"며 "민주당이 172석을 갖고 있지만 입법을 밀어붙여선 안 되고 밀어붙인다 하더라도 정치개혁이나 검찰개혁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지방선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했다.

서울지역 모 초선의원은 "최강욱 의원이 원내대표 선거에서 2차 투표 대상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개혁파 의원들이 강력한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개된 것이고 이 표가 자연스럽게 박홍근 의원으로 이어졌다"면서 "검찰개혁, 언론개혁, 정치개혁 법안에 대한 당내 요구가 강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이해를 구하지 못한다면 동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왜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하는지를 설명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에 있는 모 의원은 "가장 큰 걱정은 민주당이 앞세우는 정치개혁 등 입법들에 국민들이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며 "입법독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게 맞는 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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