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 60년 만에 3개 시장으로 새롭게 재편
우량기업 중심 '프라임' 시장 신설
"경쟁력 강화 목적 달성은 불투명"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5일 도쿄증권거래소가 4일부터 프라임과 스탠다드, 그로스 등 3개의 시장으로 재편돼 새롭게 거래가 이뤄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기존 도쿄증시 1부시장이 없어지는 등 60년 만의 개편이 이뤄졌다"면서 "기존 5개 시장으로 나눠져 있을 때보다 각 시장의 특성을 명확히 하고, 상장기준을 좀 더 엄격히 해 국제적인 지위를 올리려는 목적이 있다"고 했다.
새롭게 재편된 시장의 특성을 보면 가장 상위리그에 해당하는 '프라임' 시장의 경우 1839개사로 구성됐다. 프라임 시장은 기존 도쿄증시 1부시장의 2177개사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유치할 목적이 강하다. 보다 엄격한 기준을 통해 기존 1부시장에서 338개사를 제외시켰다. 프라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 100억엔(약 1000억원)을 넘어야 한다.
'스탠다드' 시장은 기존 도쿄증시 1부시장에서 탈락한 338개사와 2부시장 475개사, 자스닥 스탠다드에 있던 652개사 등 모두 1466개사로 구성됐다. 상당한 기업 실적이 있어야 편입이 가능하고 시가총액 10억엔(약 100억원)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이밖에 향후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기업들이 중심이 된 '그로스' 시장은 466개사로 구성됐다.
도쿄증시가 이번에 새롭게 재편된 데는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선진국 시장에 비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9년 시가총액 기준으로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NTT와 도쿄전력,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전세계 상위 10개 가운데 7개사를 독차지할 정도로 막강했다. 하지만 올해 초 세계 증시에서 도요타가 상위 29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릴 정도로 쇠퇴했다. 도쿄증시 시가총액도 2011년 말 3조3000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6조5000억달러로 2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도쿄증시가 상대적으로 성장이 뒤처지면서 미국 뉴욕증시나 나스닥 시장은 물론 유럽과 중국 등에 밀리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도쿄증권거래소는 투자자금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우수기업을 중심으로 프라임 시장을 개설했다.
도쿄 증시의 개편과 관련 시장에서는 기대와 함께 한계도 나온다. 아리타 히로유키 블랙록 재팬 사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 재편으로 많은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시장이 한층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저항감 등이 여전해 단기간에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은 2000조엔(약 2경원)을 넘어설 정도로 풍부하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비중은 15%에 불과하다. 이는 가계 금융자산의 5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미국이나 30% 이상인 유럽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한편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지수는 14일 종가기준 2만7736.47로 전날에 비해 70.49포인트 오른 수준에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