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서울' 전략지구라더니 … 실익 없이 갈등만 키운다

2022-04-21 11:41:50 게재

민주당 비대위 진통, '송영길 컷오프' 결론 못내

계파 갈등으로 비화 … 후보 경쟁력 하락 우려

'지방선거 지원' 이재명 등판에도 영향 미칠 듯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공천 문제를 놓고 불거진 갈등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가 내놓은 '송영길·박주민 공천배제'를 놓고 당 지도부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혼란상이 이어지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계파 갈등으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6월 전국선거 영향력을 감안해 서울시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했지만 실익 없이 갈등만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대선 패배 후 가뜩이나 열세인 분위기에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내부 경쟁력만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언하는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비대위 내부 이견 커, 결론 못내" = 민주당 비대위는 20일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의 공천 배제(컷오프)를 포함한 6.1 지방선거 서울시장 공천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 회의에 이어 20일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전날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컷오프 결정과 서울시장 공천 방식 등을 논의했다. 전략공관위의 컷오프 결정을 참고해 비대위 의견을 정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이견이 커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전략공관위의 컷오프 결정과 당 여론조사 결과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면서 "후보 배제 여부와 향후 공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식 등에 대해 오늘은 결론 내리지 못하고 추가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비대위원 간에도 상당한 이견이 있고 또 시간상 제약이 있으니 하루 이틀 정도는 숙고해야 한다는 데 모두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박지현 비대위원장 등 청년비대위원들은 전략공관위의 결정이 알려진 후 반발하며 경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고 수석대변인은 "전략공관위 결정에 이견이 있는 건 맞다. 인물과 방식 모두 결론을 못 내렸다"면서 "가능한 후보를 더 접촉하고 문을 열어 더 모시는 노력을 하는 게 옳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초선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의견을 들었다.

◆"계파 갈등 키우고, 내부 경쟁력 떨어지고" = 비대위 내부 분란으로 이어지면서 당내 계파갈등 양상으로 비화되는 분위기다. 서울시를 전략지역구로 지정해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자 이낙연 추대론 등이 불거졌다. 여기에 전략공관위가 대선 패배 책임 등을 들어 송 전 대표를 배제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계파 공천' 논란이 불거졌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박 위원장은 20일 비대위 회의에서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발언했다. 송 전 대표는 20일 경인방송 인터뷰에서 "사실상 이재명 상임고문의 정치복귀를 반대하는 선제타격의 의미가 있다"면서 공천배제가 계파공천의 영향력에서 불거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이재명 고문의 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20일 SNS에 "오직 내 정치적 생존과 이를 담보할 계파적 이익만 추구한다면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이런 작태들을 용납하는 것은 너무나 비겁한 일"이라며 "이제 할 말은 해야겠다"고 했다. 전략공천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원욱 의원은 '계파 공천' 비판에 반발했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 "난데없이 계파공천 운운하는 것은 그 일관성, 진정성, 의도를 의아하게 한다"며 "더구나 저는 '명낙(이재명 상임고문-이낙연 전 대표) 대전'으로 흔히 표현되는 그 어떤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제게 계파 공천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모욕"이라고 응수했다. 이 위원장은 컷오프 결정이 전략공관위 자체의 조사와 서울지역 국회의원 등의 입장,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항변했다.

◆이재명 지원 등판 시기·방법에 영향 = 6월 지방선거의 최대 요충지인 서울시장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서울시장 공천과 관련해 전략공천·경선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지도부 내부에서부터 전략공천·공천배제·제3후보 등 혼선이 반복되면서 후보 경쟁력을 흔들고 있다. 한 재선의원은 "송 전 대표 출마의 명분이 약하다고 경선 참여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명분있는 선택이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박영선 전 장관이나 또 다른 인사가 제3 후보의 길을 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송 전 대표의 시장출마에 반대했던 5선의 이상민 의원은 20일 SNS에 "송영길 본인의 의지가 경선 불사하고 출마의지가 완강할 뿐만 아니라 달리 유력 제 3의 후보가 없는 이상 원하는 모든 후보들의 경선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순리에 맞고 민주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서울시장 공천 논란이 이재명 상임고문의 등판 시기와 방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고문은 직접 출마는 아니더라도 지방선거를 계기로 지원유세 등 공식적인 정치행보를 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문과 가까운 한 민주당 한 의원은 21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최근의 논란이) 이재명 책임론의 서막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지방선거 결과를 이재명 책임론으로 연결해 8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하는 명분으로 삼으려 한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공천 논란이 대선 경선에서 보였던 계파간 앙금을 다시 불거지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명환 박준규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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