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키즈카페 크레빌 '먹튀' 논란

2022-05-10 10:58:43 게재
영어 키즈카페 브랜드 '크레빌'이 예고 없이 영업을 중단하자 선불 쿠폰을 구입한 부모들이 업체를 집단 고소하고 나섰다 .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국 15곳에서 영어 키즈카페와 어학원을 운영하는 크레빌이 지난달 말 갑자기 영업중단에 들어갔다.

크레빌을 운영하는 키즈팩토리는 지난달 21일 대표 한 모씨 명의로 직영점에 공지를 걸고 "작년 말부터 악화된 경영난으로 부득이 3주간 임시 휴업 조치를 한다"며 "문제를 해결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크레빌은 원어민을 고용해 4~9세 유아들 대상으로 영어로 음악 체육 문학 등 수업을 하는 곳이다. 전국 11곳에 직영점이 있고 4곳이 가맹점으로 가입되었다.

특히 크레빌은 서울 서초와 용산, 경기 성남 등에서 유명 쇼핑몰과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썼고 선불형 쿠폰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다.

그러다 예고 없이 직영점 영업을 중단하고 연락도 두절되자 소비자들이 집단 대응에 나선 것이다.

서울 용산점 부모 160여명은 지난달 서울 서초경찰서에 키즈팩토리 대표 한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서초구 신세계파미에스테이션점 부모들도 같은 혐의로 한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피해액은 파미에스테이션점만 4억원에 달해 관련 피해액은 수십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서울 서초점에 등록했다는 한 학부모는 "2주 전에 결제했고 아이 교육을 위해 처음 투자한 큰 금액인데, 사기당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피해 부모들은 카카오톡에 단체방을 만들어 추가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단체방에는 740여명이 가입되어 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은 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수원점의 학부모는 "3월에 체험학습한 후에 1년 회원권을 등록했다"며 "(업체가) 지난해부터 적자였다는데 왜 쇼핑몰은 업체를 입점시켰는지, 재무제표 확인도 안 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가맹점 대표는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소식을 듣고 불안한 마음에 환불을 요청하는 부모들에게 환불해주고 있다"며 "관련이 없는 가맹점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크레빌 대표 한씨는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회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임원이 가맹점이 입주하고 있는 일부 대형몰 및 기타 시공업체와 결탁하는 방식으로 알선수재와 배임 행위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에 순조롭게 논의되던 투자금의 집행이 미루어지게 되었고 현금 흐름이 막혔다"고 해명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전국적인 고소가 있어서 수사 집중 관서가 선정되면 사건을 피의자와 업체의 소재지인 천안서북경찰서로 이송할 예정"이라며 "신속하게 나머지 고소인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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