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자체에 의미 둔 '부총리·한은총재' 첫 회동
수시로 소통하기로 했지만 구체적 정책대안은 못내놔 … 이창용 "금리 0.5%p 인상 배제못해"
16일 이뤄진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첫 단독회동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만남 자체에 의미를 두는 모습이었다. 최근 물가급등이나 환율 고공행진 등이 외부요인에서 비롯된 탓에 이렇다 할 정책대응도 내놓지 못했다.
기재부는 회동 뒤 "현재 경제상황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향후 정책 추진방향 및 정책 공조 강화방안 등에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 부총리와 이 총재는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양 기관 간 긴밀한 협의 하에 최적의 정책조합(폴리시믹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면서 "특히 정부·중앙은행 간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정책 신뢰성을 높이는 것이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안정의 초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앞으로 공식 회의체 뿐 아니라 격의 없이 만나는 기회를 수시로 마련하고 공식 협의체를 보강해 경제상황 인식과 연구역량 교류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미통화스와프 논의? =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재정·통화 당국 수장이 통화스와프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5거래일 연속으로 연고점을 경신, 금융위기수준인 1300원선에 육박하고 있다.
통화스와프는 두 국가가 현재의 환율(양국 화폐의 교환 비율)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특히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면 달러를 자유롭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위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효과를 낸다.
다만 통화스와프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냐는 취재진의 사전 질문에 추 부총리는 "경제·외환시장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안건) 이야기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 논의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명확히 하지 않은 셈이다.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우려가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이번 추경은 이전지출 중심으로 가서 물가 영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추 부총리는 말했다. 이어 "추경은 대선(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여야가 국민께 약속드린 부분이며, 국민께서도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서 추경안을 제출하게 됐다"며 "현재 다양한, 종합적인 물가 안정 대책을 고민하고 있고 그렇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빅스텝 가능성도 있어 =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향후 빅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이 총재는 추경호 부총리와 조찬 회동 직후 취재진과 만나 최근 한미 금리차 역전에 관해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4월 상황까지 봤을 때는 그런 고려(빅 스텝)를 할 필요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물가가 얼마나 더 올라갈지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며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보고 7∼8월 경제 상황, 물가 변화 등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0.75%p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우리나라는 아직 데이터 등이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빅 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물가 상승이 어떻게 변화할지, 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좀 더 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율(물가 상승률)이 8%로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적어도 두 차례 이상 50bp 올릴 것이란 점은 시장에 반영돼 있다"라며 "우리나라 상황은 미국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미국과의 금리 차만을 염두에 두는 것보다는 성장, 물가 등을 보고 그에 맞춰서 대응하는 것이 낫다"라고도 설명했다.
이달 26일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금리 문제는 금통위원들과 상의 전이기 때문에 지금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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