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테라폼랩스 대표) 재산 압류·몰수 추진"

2022-05-19 11:11:40 게재

검·경에 집단 고소 진행

"폰지 사기 가능성" 주장

가상화폐 루나·테라 폭락에 투자자들이 코인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CEO)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한편 재산 가압류와 몰수보전도 추진한다.

19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루나·테라 투자 피해자 여러 그룹에서 권 대표를 사기 등 혐의로 검찰과 경찰에 형사 고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법률대리인 김현권 LKB앤파트너스 변호사는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19일이나 20일쯤 투자 피해자들 명의로 권 대표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할 예정"이라며 "재산 가압류 신청도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고소인 중에는 LKB앤파트너스 내부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피해자들도 권 대표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용기 법무법인 대건 핀테크전담센터 변호사는 "루나·테라 투자 피해자들 집단 고소를 위한 자료 준비가 시작됐고 이달 안에 권 대표를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또 "고소장 접수 후에는 몰수보전 신청도 추진하고, 이에 앞서 권 대표 자산 일부를 선제적으로 가압류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고소 소식이 알려진 18일에는 대건 핀테크전담센터로 100여 통의 피해자 문의가 온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카페 '테라 루나 코인 투자 피해자 모임'도 지난 15일 권 대표를 고소·고발하기 위한 피해자 모집을 시작했다. 17일부터는 권 대표와 신현성 공동창업자 처벌을 위한 진정서도 받고 있다. 이들은 "법적으로 보상 받기는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형법상 사기로 처벌할 근거가 있다"며 "권도형과 신현성을 검찰에 고발하려 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 카페에는 1900여명이 가입돼 있다.

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루나 가격이 저조하던 시기에 연 20%라는 고수익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유치한 것이 폰지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테라폼랩스의 준비금이 사라진 점에 대한 의문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외에 다른 피해자들도 고소를 예고하고 있어 루나·테라 피해자의 고소·고발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산 가상화폐인 루나와 테라는 테라 1개당 가치가 1달러가 되도록 설계됐고 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연계 코인인 루나를 담보로 공급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스테이블 코인)을 채택했다. 이런 안정적인 가치 유지와 최대 20% 이율 약속에 투자자들이 모였다. 하지만 최근 루나와 테라의 가치가 99% 이상 폭락하면서 투자자의 재산 48조원 이상이 일주일 사이에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는 국내 루나 코인 투자자를 28만명으로 추산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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