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해충돌' 엄격 적용 … 상임위 구성 대변화 예고

2022-05-20 11:31:09 게재

3년 내 직업·자문, 자산 등 윤리심사위 심사

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까지 … 제척사유 전달

전문성 논란 생길 수 있으나 이해충돌차단 우선

고의 누락·허위·신고 위반 땐 징계·과태료

국회 상임위 구성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처음으로 국회의원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등 친인척의 과거 직장, 업무나 주식 부동산 등 자산과 관련한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심사가 마무리됐고 결과가 각 의원들에게 전달돼 후반기 상임위 구성에 반영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해충돌 문제를 강하게 제기함에 따라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는 '상임위 중심주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전문영역의 정책에 대응하려는 비례대표제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 출석한 국무위원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20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윤리심판관실에서 지난 주에 이해충돌과 관련해 제척에 해당되는 상임위를 각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규정상 사적이해관계 심사결과 최종통보시점이 이달 15일 이었다.

초선의 경우 21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2020년 4월 이전에 근무했던 법인이나 업무 등이 주요 제척사유에 들어갈 전망이다. 일반 기업체나 김앤장 등 법률사무소 경력도 상임위에 들어가는 데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직무와의 이해충돌도 검토대상이다. 과거에 논란이 됐던 장관겸직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비례대표 의원들의 이해충돌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분야에서 몸을 담고 있던 인사들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후 관련 상임위에 들어가 활약을 해오던 관행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언론, 의료, 법률, 예체능 등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영입인재들의 갈 곳이 묘연해 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한편으로는 전문성을 보완한다는 비례대표제의 취지와도 배치될 수 있다.

민주당 모 의원은 "의원들마다 전문성이 있고 그 전문성을 정책에 반영하고 감시자 역할을 하려는 취지로 영입돼 들어온 의원들이 있는데 이해충돌이라는 기준으로 차단하면 논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해충돌과 전문성 간의 우선순위에 대한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직 3년이 지난 이후엔 이해충돌 배제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점과 최근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해충돌 문제가 크게 불거진 만큼 올해부터 시행하는 이해충돌방지제도의 취지에 더 주목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2019년 3월 이후 사적이해관계'만 해당 = 국회의원들은 지난달 1일부터 15일 동안 사적 이해관계를 직접 등록했다. 지난 3월 15일을 기준으로 국회의원 본인과 배우자, 부모, 자녀, 조부모, 외조부모, 손자녀, 외손자녀의 3년 이내 수행한 업무와 재산을 상세하게 신고해야 했다. 2019년 3월 15일 이후에 재직했던 △법인, 단체의 명단과 그 업무내용 △대리하거나 고문, 자문 등을 제공했던 개인이나 법인 단체의 명단과 그 업무내용 △민간 부문에서 관리 운영했던 사업 또는 영리해위의 내용이 모두 등록 대상이다.

또 현재 △임원·대표자·관리자·사외이사인 법인 단체의 명단과 그 업무내용 △대리, 고문·자문을 제공하는 개인이나 법인 단체의 명단 및 그 업무내용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소유권·지상권·전세권과 광업권·어업권·양식업권 등도 등록 대상에 들어가 있다. 소유하고 있는 법인과 단체의 주식, 지분 등도 신고대상이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국회의원들의 등록을 근거로 심사에 들어갔다. 등록된 사적 이해관계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을 경우엔 해당 의원들에게 보완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허용했던 직계존비속의 고지거부가 차단돼 이해충돌 문제를 샅샅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병원·법조인 등 제척 가능성 = 의원 본인은 해당되지 않더라도 배우자와 직계존비속과 연결돼 있다면 관련 상임위에 발을 들여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족 병원을 운영할 경우 보건복지부에서 정책이나 법안을 다루기 쉽지 않아 보이고 법조인 가족의 경우엔 법사위 배정이 차단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이 많은 경우나 주식의 상당부분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국토위, 산자위, 정무위 등에서 제척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의원들이 희망 상임위를 신청하면 이를 토대로 원내대표가 선임을 요청하고 국회의장이 최종적으로 선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는 지가 검토될 전망이다.

국회 사무처는 "국회의원이 사적 이해관계 등록을 하지 않거나 등록사항을 고의로 누락 또는 허위로 제출했을 때와 이해충돌 신고규정을 위반했을 때에는 징계사유에 해당되며 과태료 부과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에 등록된 내용은 상임위 배정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위원회 안건 심사, 국정 감사, 국정조사 등에도 적용된다. 등록된 정보 중 3년 이내 국회의원 본인이 재직했던 법인이나 단체의 명단과 업무, 대리하거나 고문·자문했던 개인이나 단체의 명단과 내용, 민간부문에서 관리 운영했던 사업이나 영리행위는 국회 공보나 인터넷홈페이지에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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