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업계 무한경쟁시대로 가나
헌재, '플랫폼 광고 금지' 변협 규정 위헌 결정
"변호사 광고 폭넓게 허용" … 벤처업계 환영
변호사들이 로톡 등 민간 법률 광고 플랫폼에 가입해 광고를 할 수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면서 변호사업계가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지 관심이다. 변호사들이 '로톡'과 같은 플랫폼에 가입해 영업이나 홍보를 할 수 없도록 한 대한변호사협회 규정이 위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벤처업체인 로앤컴퍼니 같은 회사들이 잇따라 나올 가능성이 있어 개업 변호사들이 법률시장에서 대형 로펌과도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될지 관심이다.
◆과잉금지 원칙 위반 = 헌재는 26일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와 변호사 60명이 대한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으로 변호사들의 표현·직업의 자유와 플랫폼 운영자의 재산권이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에서 핵심 조항들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 심판 대상이 된 변협 광고 규정은 지난해 5월 전면 개정된 것으로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의 영업이나 홍보를 위해 광고에 그 타인의 이름 등을 표시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적 대가를 받고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거나 변호사를 홍보해주는 플랫폼 업체에 광고를 의뢰하면 징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2014년 출시된 플랫폼 로톡을 겨냥한 것이다.
이번 헌재 위헌 결정의 핵심은 '변호사 또는 소비자로부터 대가를 받고 법률상담 또는 사건 등을 소개·알선·유인하기 위해 변호사 등을 광고·홍보·소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6대 3의 의견으로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변호사 광고에 대한 합리적 규제는 필요하지만, 광고의 내용이나 방법적 측면에서 꼭 필요한 한계 외에는 폭넓게 광고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헌재 입장이다.
변협의 징계 추진으로 회원 수가 급감하면서 사실상 퇴출 위기에 내몰렸던 로톡은 헌재의 이번 위헌 결정으로 다시 사업 반등의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변호사 단체인 직역수호변호사단이 로앤컴퍼니 등을 변호사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로톡 광고를 막은 변협이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제재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은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변호사들이 플랫폼을 통한 홍보 및 광고가 가능해지면서 변호사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한변협 소속 한 변호사는 "변호사의 직업의 자유, 표현의 자유, 무엇보다 법률 소비자들의 변호사 정보 접근권의 중요성, 그리고 (이를) 함부로 제한할 수 없음을 확인해준 중요한 결정"이라며 "앞으로 개업 변호사들이나 소형 법무법인들 한테는 손쉽게 홍보할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여 변호사업계의 무한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 로펌 소속 한 변호사는 "대형 로펌이 차지하는 중요 사건 시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전관이 아닌 변호사들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일부 변호사들은 로톡과 같은 플랫폼 업체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변호사들이 플랫폼을 통해 광고나 홍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기회이긴 하다"면서도 "언론사들이 종합포털서비스를 하는 업체로 어려운 것처럼 플랫폼에 변호사들이 복종하는 형태가 되지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벤처업계 "혁신기업 경쟁력 제고 환경 마련 시급" = 한편 벤처업계는 이번 헌재 결정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벤처업계는 "기득권에 맞서 혁신기업의 손을 들어준 헌재의 역사적인 결정"이라며 반겼다.
벤처기업협회(회장 강삼권)는 이날 "국내 최대 법률가단체인 대한변협은 합법적인 혁신서비스를 금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별도의 규정까지 신설해가며 특정 스타트업의 시장 안착과 성장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혁신기업은 누구나 쉽게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혁신 서비스 출현을 가로막아왔다"며 "로톡을 비롯한 다양한 혁신기업들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기업환경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그간 국내 벤처업계는 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이어왔다. 기득권 이해집단은 신산업 성장을 방해했다.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의 혁신기술과 서비스는 그 벽을 넘지 못하고 번번이 좌절해왔다.
협회는 "윤석열정부는 벤처기업 창업과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하게 철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면서 "국회·정부는 즉각 후속 입법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