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한 분야 오래 취재한 전문성 살린 기획기사 돋보여

2022-06-03 11:27:44 게재

그래프·사진배치 등 독자 가독성도 신경썼으면

기재부와 한은 수장 미팅, 밋밋하게 다뤄 아쉬워

가정의 달 맞아 어린이·청년의 삶 들여다보기를

내일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위원들은 19일 정례회의를 열고 5월 중 게재된 기사에 대해 토론했다. 위원들은 한 분야를 오래 취재해 온 전문성 있는 기자가 다수라는 강점을 활용한 깊이 있는 기획기사를 주문했다. 가정의 달이자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을 맞아 어린이나 청년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사가 부재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꼽았다.

내일신문 5월 독자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 19일 서울 종로구 내일신문 4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정세용 = 편집국에서 독자권익위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고 들었다.

이선우 = 독자권익위 회의 내용을 전체 편집국 기자들에게 공유하고, 5월 2일자 지면에 회의내용을 게재했다. 팀장들과도 독자권익위원들의 제안에 대해 1차 토론을 해, (제안 중) 팀간 기사 조정에 대해 융통성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회의에서 '여성 이사회 참여가 기업회계 투명성 높인다'는 기사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이 기사는 한국공인회계사회의 연구결과를 보도한 것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윤석열호 출범 더 다양한 관점 조명 필요

정세용 = 내일신문 기자들은 한 출입처에 오래 있다 보니 경험이 쌓여서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2일자 탄소중립과 원자력 기획기사에 그런 장점이 드러났다고 본다. 김은광 기자의 글로벌 포커스도 돋보이는데 다만 긴 기사 내에 그래프나 사진이 없는 경우가 있는데 독자의 가독성도 신경써 줬으면 한다. 시론 중 '조작사건 검사가 공직기강 잡다니'(11일)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10일) 등은 내용이 탁월했다.

아쉬운 부분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날, 5년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윤석열호가 출범했으면 더 다양한 기획으로 조명할 수 있을 텐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날인 5월 9일에는 문재인 정부 결산도 가능했을 텐데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4월 27일자 1면에 윤핵관 지고 윤검관 뜬다는 기사 있었는데 요즘엔 용어가 '윤핵검'으로 바뀌었지만 내일신문이 처음으로 윤 대통령측 검찰 관계자를 짚어냈다.

현문학 = 음식물쓰레기를 연료화한다는 바이오가스 기획이 돋보였다. 유럽 사례를 우리한테 바로 가져오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우리에게 실현가능성 있는 방안은 뭔지 후속보도 해줬으면 한다. 원자잿값 급등해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격차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톱으로 나와서 눈여겨 봤다. 이런 톱기사는 신문 이미지를 확 다르게 할 수 있는 기사라고 생각했다. 산업구조 재편 가능성도 볼 수 있는 기사이니 편집국장이 지시해서 후속 기사를 발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기재부와 한은 수장 미팅 다루면서 내일신문이 제일 밋밋하게 다뤘다. 대척점에 있는 두 기관이 만났을 때는 기자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취재해야 하는데 그런 게 안 보였다. 실업자 수가 대폭 증가했다는 기사도 있었는데 정부의 보도자료대로 쓰다 보면 맨날 똑같은 기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노인일자리만 많아진 것은 아닌지 등 현장취재를 토대로 좀 더 각을 세워서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 관련 이슈가 많다. 그런데 은행은 예대마진으로 편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기업이나 가계에 대한 영향이 은행의 영향력이 큰데, 금융 관련 후폭풍은 무조건 취약한 사람, 그리고 취약한 나라에 영향을 즐 수밖에 없다. 우리도 거기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뉴스를 취급했으면 한다.

◆원자력-재생에너지 양축 다 다뤘으면

임성진 = 앞에서도 말씀하셨지만 바이오가스 관련 기사는 상당히 좋은 기사라고 생각했다. 새 정부가 에너지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겠다 해서 시끄러운데, 이왕 바이오가스라는 좋은 소재를 다루셨으니 에너지 시장 개방과 연계해 다루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 관련 기사가 짧게 실렸는데, 사실 그동안 태양광발전 관련해 지자체에서 주민들을 사업의 대상으로만 삼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주민들과 갈등이 많았다. 햇빛연금은 이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델이 됐다.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넘어서서 성과나 한계, 문제점 등에 관한 심층보도를 기대한다.

탄소중립과 원자력 시리즈는 고도의 기술적 이해가 있어야 하고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어서 내공있는 기자가 아니면 다룰 수 없는 기획이었는데 깔끔하고 읽기 좋게 소화했다. 다만 다른 쪽 시각에서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같은 양축을 다뤘으면 더 균형감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현숙 = 5월이 가정의 달이기도 하고 어린이날도 있는데 청소년들의 삶을 다뤄보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16일자에 보면 '촉법소년 연령 하향 현실화되나' 기사가 있었는데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촉법소년의 범죄가 지능화 흉포화 이유는 뭔지, 아이들이 어떻게 살고 있길래 무엇을 보고 배우고 있길래 그런지, 그리고 어른들은 뭘 반성해야 하는지 하는 기사도 있었으면 어떨까 싶다.

인사청문회로 확인한 찬스의 세계 기획기사가 있었는데 청년들의 삶의 문제에 연결시켜서 심층적으로 다뤄주면 좋겠다. 20대, 30대에서 성별갈등이 나타나는데 일자리나 희망이 없다 보니까 여성들이 자신의 자리를 뺐는다고 생각한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하는데, 어떻게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일지 기획으로 다뤄달라.

◆루나 테라 사태 한발 늦게 다뤄

이해성 = 금융분야에서 루나 테라 사태라는 큰 사건이 있었는데 내일신문에서 기사가 나온 것은 일주일이 지나서였다. 암호화폐 루나 테라의 가격 폭락으로 50조원이라는 돈이 날아갔고, 피해자도 수십 만명이 된다는 점에서 좀 더 신경써줬으면 한다. 어떻게 이렇게 하룻밤 사이에 가치가 소멸할 수 있는지 여러 가지 설이 난무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이미 회사를 청산했다는 설부터 회사 대표이사가 신뢰성이 있는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 이미 돈을 어디론가 빼냈다는 사기설까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문제가 된 대표이사는 새로운 가상화폐로 가자고 공언하고 있다고 하는데 금융 기자들이 좀 더 파 볼 필요가 있다.

문찬석 = '금융당국 제재시스템 개혁' 윤석열 정부 과제 기획기사를 읽었는데 흐름을 잘 꿰고 있다. 금융감독은 검사와 제재로 나뉘어 있는데 언론에선 주로 제재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제재만 밀실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검사도 마찬가지다. 검사는 투명성과 공정성이 생명이다. 그러나 검사 대상 기관들이나 대상자들의 자기방어권이 보장 안 된 상태에서 밀실에서 검사 이뤄지고, 그 검사결과를 가지고 밀실에서 제재를 하는 이 시스템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후속기사가 있었으면 한다. 현 금융감독체계는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이원화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보는데 이 부분에도 관심 가져달라.

김종필 = 위원들께서 독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주시기 때문에 주신 말씀 경청하고 신문제작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성심껏 노력하겠다. 정치팀으로서 정치기사는 정파적이지 않은 기사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권자 중심으로 정치인이나 정당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5월 독자권익위원회
위원장 정세용(전 내일신문 주필)

위 원
이해성(내일이비즈 부사장·CTO)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임성진(전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현문학(한국생애설계협회 홍보이사)
문찬석(법률사무소 선능 대표변호사)

내부 참가자
이선우 편집국장
김종필 정치팀장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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