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한국영화를 추억하다

2022-06-24 11:26:09 게재

동대문구 '영화의 거리'

답십리촬영소고개 일대

1960년대 한국 영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촬영소고개 일대가 당시를 기념하고 추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동대문구는 보도를 정비하고 벽화를 그려 '영화의 거리'를 조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찾은 어린이들이 가상스튜디오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동대문구 제공


답십리 촬영소는 1964년부터 1969년까지 총 80여편에 달하는 영화가 촬영됐던 공간이다. 현재는 촬영소고개 촬영소사거리 등 지명만 남아 있다.

동대문구는 한국 영화의 산실이었던 일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영화를 주제로 한 문화예술복합공간을 추진해왔다. 영화의 거리 조성은 그 일환이다.

낡은 보도부터 정비해 '한국 영화와 함께 걷는 길'을 조성했다. 2019년 경관 조명과 영화 필름을 형상화한 구조물을 설치한 게 첫 걸음이었다. 이후 지난해까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협조를 받아 시대별 대표 영화와 영화인을 선정해 본격적으로 보도환경을 정비했다.

촬영소사거리와 답십리사거리, 동대문구체육관 일대를 걷다 보면 영화 제목부터 감독 배우 등 관계자 이름이 새겨진 보도블록 1793개를 만날 수 있다. 사진과 수상경력 대표작 등은 기둥형 시설물 147개에 담았고 엄앵란 등 시대를 대표하는 배우들 손도장 46개를 내걸었다.

촬영소고개 양쪽 옹벽을 포함한 5곳에는 영화를 주제로 한 벽화와 미술작품을 설치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리플렉트'다.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제작된 한국 영화 속 명 대사와 명 장면을 야간에도 즐길 수 있다.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버스정류장은 옛 답십리극장 모습을 담고 있다.

촬영소고개에 위치한 동대문구문화회관은 대수선해 영화와 미디어 융복합 공간인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로 바꾸었다. 편집실 녹음실 등을 갖춘 미디어교육센터와 답십리 영화 시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설·기획전시관, 무료 영화 상연영이 자리잡고 있다. 영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가상 스튜디오와 미디어교육장 시민방송기자실 문화예술학교 등도 함께 배치했다.

구는 동대문문화재단에 맡겨 6월까지 시범운영한 뒤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한국 영화의 산실인 답십리촬영소의 추억을 재조명하기 위해 촬영소고개 일대를 영화를 주제로 한 공간으로 꾸몄다"며 "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중심으로 영화의 거리가 전국적인 명소가 돼 한국 영화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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