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이준석 찍어내기' 절반의 성공? 실패?

2022-07-12 11:30:26 게재

당원권정지 6개월로 '발목' … 사퇴 못 받아내 조기전당대회는 불발

이 대표, 반년 뒤 복귀 가능 … 친윤 "사퇴" "추가 징계" "복귀 불가"

친윤(윤석열)의 '이준석 찍어내기'가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로 끝났다는 평가다. 당원권정지 6개월 징계로 이 대표의 발목을 잡았지만, 이 대표의 사퇴를 통한 조기전당대회를 끌어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윤핵관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절충점을 찾았다. 친윤에서는 아직도 이 대표 사퇴에 미련을 두고 있다. 만약 이 대표가 징계에 불복해 당내 혼란을 키운다면 "추가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 대표의 6개월 뒤 복귀는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분란의 불씨는 여전한 것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직대체제' 추인 |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양금희 원내대변인이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추인하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직무대행 체제 절충 = 국민의힘은 11일 최고위원회→선수별 의원 모임→의원총회를 거쳐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의견을 모았다. 징계를 받은 이 대표가 복귀가 어려운 '궐위'가 아니라 6개월간만 직무가 어려운 '사고'라는 해석에 다수 의원이 동의한 것. 친윤은 이 대표 사퇴를 통한 조기전당대회를 원했지만 이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선택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윤핵관으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맡는 것으로 절충점을 찾았다는 관측이다. 친윤의 '이준석 찍어내기'가 이 대표를 6개월 동안 대표직에서 밀어내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지만, 사퇴는 관철하지 못해 6개월 뒤 복귀할 가능성을 남겨놓은만큼 절반은 실패했다는 관전평이다.

◆"6개월 뒤 복귀, 당연" = 이 대표는 윤리위 결정 이후 사실상 잠행하고 있다. 윤리위 결정 직후인 지난 8일 "징계처분을 보류하겠다" "모든 조치를 하겠다"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저항했지만, 이후엔 입을 닫고 있다. 11일 페이스북에 "당원가입하기 좋은 월요일입니다"는 짧은 글만 올려 놓았다.

이 대표 주변에서는 이 대표에게 징계는 수용하되 사퇴는 거부하라고 조언한다. 당원권정지 6개월 뒤 대표직에 복귀하라는 얘기다. 이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최고위원은 1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에게) 불복하지 말아달라,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 혼란을 빨리 극복하고 수습하는데 다 도와야 된다. 법적인 그런 가처분이나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6개월 이후에 돌아온다는 것은 당연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사퇴만이 모두 위한 최선" = 친윤은 '이준석 찍어내기'에 여전히 미련이 남는 모습이다. 친윤은 아직도 "이 대표 사퇴만이 모두를 위한 최선"이라고 말한다. 친윤 관계자는 11일 "이 대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진사퇴하는게 최선의 답"이라며 "사퇴하면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치러 새 대표를 뽑으면 된다"고 말했다.

친윤은 이 대표가 만약 징계에 불복하면서 당의 혼란을 이어간다면 '추가 징계'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윤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징계에 불복하고 혼란을 장기간 끌어간다면 그건 명백한 해당행위이기 때문에 추가 징계를 통해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6개월 뒤 이 대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친윤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친윤 관계자는 "중징계를 받아 이미 당의 위신을 심각하게 훼손한 대표가 무슨 명분으로 (당으로) 돌아올 수 있냐"며 "(이 대표가) 돌아오도록 자리를 비워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친윤은 경찰 수사에도 주목하는 모습이다. 만약 경찰 수사를 통해 이 대표가 기소가 될 경우 다시한번 사퇴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친윤의 '이준석 찍어내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얘기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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