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88만 중소기업의 잠재력, 디지털로 깨우자

2022-07-13 10:32:21 게재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

688만 중소기업의 성장동력이 멈춰가고 있다. 2021년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지불하지 못하는 기업은 10곳 중 3곳에 이르고, 심지어 영업적자인 중소기업도 29.9%에 달했다. 성장의 밑거름이 될 R&D격차도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0년 대기업 R&D 투자는 45조1000억원으로 코로나 상황에도 이전보다 1.1%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 R&D 투자는 7조9000억원에 그쳐 오히려 0.9% 감소했다.

중소기업 성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한 것이 디지털전환, 즉 DT(Digital Transformation)다. DT는 전산화 디지털화 디지털전환의 3단계로 이어진다. 전산화와 디지털화는 효율성 증대와 비용 절감을 달성하는 수단이며, 디지털전환은 한단계 더 나아가 기업 성장을 이끄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섬유산업이다. 섬유는 1960년대에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시작을 이끈 대표 산업이지만 점차 경쟁력을 잃어버리고 사양산업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비슷한 전철을 밟은 여러 선진국은 ICT기술 활용 제품개발, 지원센터 등의 정책으로 섬유산업을 고부가 산업으로 변모시켰다. 미국에서는 매년 NITRD(Networking & IT R&D 프로그램)으로 정보통신 분야 연구개발을 대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 58%, 전산화 단계도 진입 못해

그러나 아직도 국내기업의 58%, 국내 제조기업의 67%는 전산화 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전략수립 역량부족'과 '동종업계의 디지털전환 정보 부족'이 디지털전환이 늦어지는 이유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사업자의 자발적인 달성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첫째, 기업별 DT 전략수립 지원이 필요하다. DT는 기업별로 시급성, 중심과제가 다르기 때문에 실수요자인 기업체를 중심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먼저 기업체별 DT 실태조사를 통해 업종·규모별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 다음 기업의 디지털전환 수준이나 준비도를 진단하고 기업별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나 멘토링을 확대 지원해야 한다.

둘째, 업종별 사업별 협동조합을 활용해 개별 중소기업의 부족한 디지털 역량을 보완해야 한다. 개별기업은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을 적용하기 위해 외부 솔루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우 ICT기술 점검 인력 및 솔루션 외주 문제로 지속적인 비용 부담이 초래된다. 따라서 조합 공동의 ICT인력을 채용, 서버·소프트웨어의 공동활용을 통해 개별 중소기업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이 경제의 중심에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일례로 스마트공장 고도화, 제조 디지털전환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등의 정책은 분명 중소기업에 희망적인 정책이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적극 지원 필요

그러나 아날로그형 중소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은 보다 광범위한 접근이 필요하다. DT 실태를 조사해 수요를 파악해야 하고, 비용투자가 어려운 현황을 고려해 인력·기술 이용의 규모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의 성공적 이행으로 688만 중소기업과 함께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