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 쏟아낸 경제·금융 전문가들

2022-07-25 11:37:49 게재

"내년부터 자산가격 거품붕괴, 소비둔화" … 김주현 금융위원장 "현재 복합위기 국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삼고의 끝은 고통스러운 경기침체입니다. 내년부터 자산가격 거품붕괴, 소비둔화가 동반되면서 미국 경제를 중심으로 세계 경기침체가 예상됩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25일 오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개최한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국제금융센터 원장, 경제·금융시장 관련 민간 전문가 등과 국내 경제·금융시장 동향 및 리스크 요인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도 "내년까지 글로벌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추세가 안정될 때까지 금융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추세가 3분기부터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서은종 BNP파리바은행 서울지점 총괄본부장은 "당분간 고물가와 함께 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국제유가 급등시 미국의 긴축 가속화로 추가상승 우려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면 인플레와 미국 통화긴축 심화로 환율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자산배분 파트장은 "미국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설 수 있는 9월 미국 FOMC까지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1분기를 골든타임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회사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확산되면서 경제·안보 블록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 및 재편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공급망 교란에 따른 산업생태계 재편은 금융시장에도 다양한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긴 호흡을 갖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둔화 위험에도 불구하고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빠른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을 위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은 "인플레이션·경기둔화에 대비해 가계·자영업 부채, 부동산 금융 등 취약부문 리스크를 중점 관리하고,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도 선제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삼프로TV 대표는 "경제적 취약계층 부담 경감 방안와 함께, 급격한 금융·자산시장의 조정을 방지하기 위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시에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안정화 조치는 필요시 국채수급 조절, 공매도 일시적 금지, 한·미 통합스왑 추진 등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는 "여신금융전문회사·부동산 PF 등 직접 금융시장 자금조달 비중이 높은 금융회사의 유동성·건전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기조라는 공통 환경하에서 우리 경제에 주어진 선택지는 제약을 받고 있다"며 "제한된 선택지하에서 대응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의 청사진을 정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현재 경제·금융시장 상황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긴축,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교란 등이 중첩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복합위기 국면"이라며 "이번주 미국 FOMC 기준금리 결정과 2분기 GDP 발표, 8월 발표될 우리나라·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 등 향후 변동성 확대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시장전문가 여러분들과 '원팀'을 이뤄 시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가감없이 공유하고, 시장상황을 함께 진단·대응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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