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식 인사' 공직 안팎 기대반 우려반

2022-09-08 09:50:38 게재

"측근·보은 인사 없다"

고위직 공모, 대거 지원

김동연 경기지사의 '공정인사' 방침에 대해 공직사회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측근·보은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김 지사의 인사 혁신에 대한 기대도 높지만 "과연 실현 가능하겠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7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대변인과 감사관에 대한 개방형직위 임용시험 신청자를 접수했다.

그 결과 대변인 후보 14명과 감사관 후보 15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모두 29명이 2차 면접을 치렀고 최종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경기도 대변인과 감사관 공모에 수십명이 지원한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에도 원칙은 공개모집이었지만 '내정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원자가 많지 않았고 실제 도지사 측근 인사나 선거캠프 출신 인사 등 내정자가 확정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 지사는 당선인 시절부터 측근·보은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비서실장을 경기도 최초로 내부 공모로 선발하며 '유쾌한 반란'이 계속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변인·감사관 공모에 지원자가 몰린 것은 이 같은 김 지사의 '공정인사'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최근 대변인 공모 결과 김 지사의 선거 캠프출신 인사가 낙점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도 관계자는 "대변인 공모와 관련 지사가 일체 개입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밖에서는 선거 때 함께 일했던 이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으로 안다"면서도 "공모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해도 외부에선 결과를 놓고 지사의 진정성을 평가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최근 단행한 정무직 인사도 도마에 올랐다. 도는 지난 2일 정책수석과 기회경기수석에 김남수, 강권한 전 청와대 비서관을 각각 선임했다. 도의회와 협치를 담당할 정무수석엔 김달수 전 도의원(3선)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변인단은 최근 논평을 내 "김남수 정책수석은 과거 청와대 비서관 재직 시 골프 금지령에도 대기업 임원과 골프를 쳤다가 사임한 경력이 있다"며 "과연 일 잘하는 적격자를 뽑은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무직 인사와 관련해 도의회 더불어민주당도 사전 논의과정이 없었다는 점 때문에 불편한 기색이다. 김용진 전 경제부지사 임명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도와 도의회 간 소통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공석인 도 산하 공공기관장 등에 대한 인선작업이 시작됐다. 현재 도 산하기관 27곳 중 12곳의 기관장이 공석이다. 김 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채용한 임기제 공무원과 산하기관장, 임원 등에 대해서는 '임기를 보장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현재 공석인 나머지 산하기관장·임원 자리를 놓고 벌써부터 전직 도의원 등 정치권과 공직출신 인사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김 지사의 '내정자 없는 공정 인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김 지사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로 과거 잘못된 관행을 깨고 정치혁신을 도에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실제 인사 결과가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을지, 도정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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