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CEO들 "원전 역할 필요"

2022-09-28 10:53:26 게재

국회산업위 임시회서 밝혀

가스공사 사장은 입장 달라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원자력발전(원전) 정책에 대한 논란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에너지공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원전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29일 열렸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임시회 회의록에 나온 내용이다. 이날 회의에서 한무경 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지금 대부분의 에너지공기업 기관장은 지난 정권에서 임명되신 분들"이라며 "이분들이 현 정부의 탈원전 폐기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답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5년 동안 에너지정책이 급변해 왔다"며 "에너지전환 정책이 추진되다 석탄 감축으로 대변되는 탄소중립 정책이 집중 추진이 됐고, 이제는 에너지안보가 중요시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원전과 신재생 등 여러가지 전원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전원을 균형있게 활용하는 전략이 지금은 가장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회천 남동발전 사장은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믹스 차원에서 원전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승우 남부발전 사장은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 당분간 원전이 기저전원으로서 역할을 해주고, 신재생에너지가 그 뒤를 받쳐 줘야 된다"고 말했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장기적으로 신재생으로 가야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신재생으로 급격히 갈 수 없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원전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 도움이 충분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형덕 서부발전 사장은 "저희는 화력발전을 주로 운영하는 회사인데 급격한 석탄발전 폐지방침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며 "따라서 적절한 속도조절 방침이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호빈 중부발전 사장은 "우리나라는 에너지 섬과 같아서 에너지안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에너지믹스와 에너지안보, 탄소중립이라는 큰 방향에서 원전 활용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중장기적으로 원전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추세도 방사성폐기물이라든지 핵연료 처리장 확보가 안 되면 텍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서 인정이 안 된다"며 "이런 차원에서 에너지전환 정책은 보다 가속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최근 4년간 국회 산업위 에너지부문 국정감사에서 가장 관심이 컸던 이슈는 △전력시장 혁신과 △탈원전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전환포럼이 2018~2021년 국정감사 질의를 전수조사한 결과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력부문 탈탄소화와 전력시장 혁신에 대한 질의가 139건(3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31.3%(129건), 원전 감축과 안전한 폐기물 관리 13.8%(57건) 순이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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