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3사, 광주복합쇼핑몰 '숨 고르기'

2022-10-06 10:47:38 게재

사업제안서 제출 미뤄

도시계획 변경에 주춤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진출 경쟁이 주춤하고 있다. 광주시가 한 달 전부터 사업제안서 접수를 시작했지만 제출한 업체는 아직 없다. 업체들이 입점 부지 용도변경과 도로 폐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달 7일 업계의 진출 경쟁에 따라 복합쇼핑몰 사업제안서 접수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업체가 없다. 당초 광주신세계는 지난달까지 백화점 확장에 따른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졌다. 광주신세계는 오는 2026년 백화점(광천동) 옆에 있는 이마트와 주차장 등 7600평에 확장된 백화점을 신축할 계획이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제안서 내용이 다소 부족해 검토 중"이라며 "아직 답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광주 진출을 가장 먼저 선언한 현대백화점그룹도 사업제안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아직 부지를 확정하지 못했다.

업체들이 제안서를 미루는 이유는 부지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다.

현대백화점은 공장이 옮긴 전방과 일신방직 부지(29만3290㎡) 중 3만3000㎡ 정도를 확보해 '더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복합쇼핑몰을 만들 계획이다.

그렇지만 전방과 일신방직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사업제안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이곳은 공장을 이전한 땅을 상업시설 등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사업자가 먼저 사업계획을 제출하고 광주시와 사전협상을 해야 한다.

광주시는 지난해 사전협상을 통해 공장부지 안에 있는 근대문화 유산 보존 등 4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이에 사업자가 광주시 요구를 수용해 오는 11월 24일까지 복합쇼핑몰 신축 등을 담은 변경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광주시와 사업자는 개발이익 환수 금액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확장 부지에 있는 도로 폐지에 발목이 잡혀있다.

백화점 옆에 있는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 사이에 있는 도시계획 도로 일부를 확장할 부지에 편입하고, 신규 도로를 개설하는 계획이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광주시도 도로 폐지에 부정적이다.

광주시 한 관계자는 "아무런 조건 없이 도로를 폐지할 경우 특혜 지적을 받는다"면서 "신세계가 공공 기여 방안을 내놓고 시민들을 설득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부지를 물색 중인 롯데는 최근 광주 외곽지역에 있는 우치공원을 다시 방문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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