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고1 두 번째, 올바른 필기법과 필기를 활용한 복습

2022-10-24 08:36:19 게재
고등학생이 되기 전, 아이의 상황 점검하기 어느 날인가부터 수업 시간에 필기를 하는 아이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처음에는 백지에 칠판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더니 점차 사진을 찍는 아이들이 늘었다. 이제는 아예 펜을 손에서 놓아 버리는 아이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듯하다. 특히 예비고1은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수업을 들으며 필기를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온전히 수업에 집중하며 선생님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칠판의 내용을 백지에 옮겨 적을 바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 필기를 하지 않는 것인지, 단순히 비효율적이라 사진 촬영을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오늘은 올바른 필기법과 정리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필기의 필요성과 필기의 목적 수업을 들은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의 내용이 기억나는 것이다. 그래서 수업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중요하다. 만약 50분짜리 수업이고, 수업이 끝난 후 바로 복습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래서 수업의 내용을 복기하면서 책 혹은 노트에 필기나 정리를 할 수 있다면 필기는 필요가 없다. 수업을 집중해서 듣는 것이 더 좋다. 하지만 실제 아이들이 수업을 듣는 환경은 다르다. 수업은 연속되어 있고 복습은 하루가 끝난 후에나 가능하다. 그나마 복습을 바로 하는 학생도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수업의 내용을 전부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필기는 필요하다. 필기는 후일 기억하지 못하는 수업의 내용을 떠오르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필기를 해야 하는가, 즉 효과적인 필기 방법이다. 필기에 집착하느라 수업의 흐름을 놓치거나 나중에 자신의 필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필기는 잘못된 것이다.  

필기의 원칙, 필기의 내용과 방법 수업은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고,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필기도 새로운 지식과 그것을 이해시키는 흐름 위주로 해야 한다. 칠판에 적힌 것이라고 모두 필기를 할 필요도 없고, 칠판에 적히지 않은 것이라 해도 필기를 해야 할 때가 있다. 핵심은 중요한 것, 그리고 내가 모르는 것을 필기하는 것이다. 국어를 예로 들면, 김소월의 ‘진달래꽃’에서 진달래꽃이 객관적 상관물이라는 것은 반드시 필기를 해야 한다. 오늘 객관적 상관물을 처음 배웠다면 그 개념 역시 필기가 되어야 한다. 만약 내가 객관적 상관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개념에 대해서는 필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개념은 알고 있지만 시어 A가 왜 객관적 상관물인지를 모르겠다면 이유를 간략히 같이 적는 것이 좋다. 필기의 방식도 중요하다. 정리와 흐름이 중요한 과목은 노트에, 글의 흐름이 중요한 과목은 교과서에 필기를 하는 것이 좋다. 진달래꽃이 객관적 상관물이라는 것이나 이유는 시어 아래에 적고, 객관적 상관물의 개념은 여백에 따로 필기를 하는 것이다. 하나의 작품에서 여러 개념을 배운다면, 같은 공간에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바람직하다. 또한 필기에는 일관된 흐름이 있어야 한다. 상위 항목과 하위 항목에 대한 명확한 분류, 기본 개념과 심화 개념의 구분, 배경지식과 새로 배운 개념 등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필기를 할 때는 자신만의 약속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이는 정리 노트를 만드는 습관과도 통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지나치게 꾸미려 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기는 수업을 듣는 과정에 놓여 있어야 한다. 필기가 꾸미기가 되었을 때, 그것은 새로운 작업이 된다. 인간은 생각보다 멀티태스킹을 하지 못한다.
  필기의 올바른 활용, 복습과 정리 노트 복습의 기본은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기는 복습을 할 때 의미가 있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복습을 할 때, 자신이 필기한 내용을 다 살펴보지 않는다. 혹은 수업의 순서와 상관 없이, 교과서 내용의 흐름과 상관 없이, 필기되어 있는 내용을 뒤죽박죽 외운다. 심한 경우, 아무것도 필기하지 않은 새 자습서로 공부를 하기도 한다. 명백한 잘못이다.  여러 곳에 뒤죽박죽 필기가 되어 있다면 그것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것이 정리 노트이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흐름이 만들어진다면, 올바른 복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올바른 필기와 필기의 올바른 활용이 수업을 들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얼국어학원 원장, 조지웅
내일신문 기자
내일신문 기자 기사 더보기